“6·17 대책이 기본권 침해했다”…법인투자자 헌법 소원 제기

부동산 대책 잇따라 헌법재판소 판단에 맡겨져


법인투자자들이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과 후속 입법이 과잉금지 원칙과 소급입법 금지원칙을 위배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키로 했다. 정부가 그동안 법인이 부동산을 보유할 경우 관련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투자를 유도했으면서 6·17 대책 발표로 법인투자자들을 투기세력으로 몰았다는 취지에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줄줄이 위헌 논란에 휘말려 논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6․17 법인경매-법인투자 피해자모임의 소송대리인인 이동찬 더프렌즈법률사무소 변호사는 22일 정부의 6·17 대책이 법인투자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오는 24일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헌법소원을 제기한 법인투자자들은 법원경매를 통해 주택을 경락받은 후 그 주택을 임대해 적은 금액의 임대 수입을 얻어온 사람들이다. 법인투자를 유도한 정부의 권고를 수용하여 법원 경매로 부동산을 경락받아 법인형태로 투자를 해왔다”고 말했다.

법인투자자들은 정부가 법인투자를 권고해왔던 정책 방향을 급선회해 자신들을 투기세력으로 몰아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법인이 부동산을 보유할 경우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산정 시 6억원을 기본으로 공제해줬고, 세부담 상한까지 둬 초과세액을 공제하는 식으로 법인투자를 유도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정부가 6·17 대책을 시행하면서 법인이 소유한 부동산에 주던 세제 혜택을 전면 폐지했고, 과세표준 구간에 관계없이 3%의 개인 최고세율이나 6%의 단인 최고세율을 적용토록 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했다고 봤다. “정부가 법인이 주택을 보유했다는 이유만을 들어 주택 투기자, 과세 회피자라고 간주한 후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산정 시 기본공제액(과세기준금액)을 단 1원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방법의 적절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에 반한 것으로써 과잉금지원칙 위배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법인투자자들은 또 6·17 부동산대책과 후속 입법은 신뢰 보호 원칙(소급입법 금지원칙)을 위배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갑자기 정부가 세제 혜택을 폐지하면서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깨졌다. 정부가 신뢰 보호 원칙에 반해 소급 입법했다”고 주장했다.

또 “법인에만 고세율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개인 주택 소유자와 법인 주택 소유자 간 차별을 둬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했다”며 “법인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영업하고 기업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해 헌법을 위반하기도 했다“고도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가치에는 백분 공감하고 지지한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정책으로 예기치 않게 피해자들이 발생했다”며 “이번 헌법소원으로 부동산 정책의 기본 방향은 유지하되 불합리하게 차별받거나 기본권이 침해되는 국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정책은 잇따라 헌법소원이라는 장애물을 만나고 있다. 지난달 행동하는 자유시민과 공익법률센터, 납세자보호센터 등은 6·17 대책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었다. 이들은 “6·17 대책으로 수도권 전 지역이 조정대상,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가 하향 조정됐고 이미 분양계약을 체결한 많은 사람이 중도금, 잔금 대출을 제한받고 있다”며 “사정상 1주택 처분할 수 없는 1주택자와 2분양권자는 소급적용 피해를 받고 있다” 주장했다.

일부에선 헌재가 오히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 노태우정부는 토지공개념 실현을 위해 택지소유 상한제, 토지초과이득세법을 제정했지만 헌재가 위헌, 헌법불합치 등으로 판결을 내렸었다. 헌재는 또 지난 2008년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대별 합산 규정에 위헌 결정을 내렸었다. 지난해 말에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재가 이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어떤 식으로 판단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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