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약품 독감백신, 종이상자에 왔다…‘물백신’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연합뉴스

운반 과정서 생긴 문제로 접종이 중단된 독감 백신과 관련해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두고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백신이 종이상자에 담겨 옮겨졌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면서 유통사인 신성약품 측의 관리 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의사 전용 회원제 사이트인 ‘메디게이트’에는 신성약품이 조달한 13~18세용 독감 백신이 종이상자에 담긴 채 도착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아이스박스나 아이스팩이 아닌 그냥 종이상자째 전달받았다” “얼음 없이 백신만 달랑 왔다” 등의 내용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독감 백신은 차광된 상태에서 2~8도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유통할 때도 ‘콜드체인’이라고 불리는 냉장 상태가 잘 유지돼야만 백신 효과를 볼 수 있다. 다소 높은 온도에서 백신을 보관할 경우 백신의 주성분 중 하나인 단백질 함량이 낮아지면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이번처럼 독감 백신 일부가 종이상자로 옮겨졌다는 것은 필수로 지켜져야 할 온전한 냉장 상태가 유지되지 않았으며, 일정 시간 상온에 노출됐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수령인이나 수령일시를 사인해야 하는 절차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정황까지 나와 전문가들은 우려를 드러냈다.

다만 종이상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려면 냉장 차량 이용 여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 제6조에 따르면 백신을 냉장 차량 또는 냉동 차량으로 직접 수송할 때는 아이스박스 등 냉각용 수송 용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구체적인 상온 노출 시간과 정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의료계에서는 백신이 원칙에 어긋나게 보관·배송됐다면 효능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부작용보다는 ‘물백신’이 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물론 백신이 실온(25도)에서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몇 달씩 효능을 유지했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제조사 자체 실험이고 외부 변수가 반영되지 않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무리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더 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