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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엔연설서 “중국이 전세계 감염시켰다”…북한은 언급 안해

트럼프 “중국·WHO, 코로나19에 거짓말”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유엔연설서 북한 거론 안해
대선 의식해 “생명 구하는 치료법 개척” 셀프 칭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제75차 유엔총회에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전 세계를 감염시켰다”면서 “유엔은 반드시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제75차 유엔총회 화상 연설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 때리기’에 집중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 핵심은 코로나19였다”면서 “그는 중국을 맹비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입부에서부터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렀다. 그는 “우리는 188개국에서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보이지 않는 적인 중국 바이러스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밝은 미래를 추구하면서 이 전염병을 전 세계에 퍼뜨린 중국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은 국내 여행은 봉쇄하면서도 중국을 떠나는 해외 항공편은 허용해 전 세계를 감염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중국이 국내 항공편을 취소하고, 시민들을 집에 가두면서도 내가 그들 나라(중국)에 대해 여행조치 금지를 내린 것을 비난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중국 정부와 사실상 중국의 통제를 받고 있는 WHO는 ‘인간 대 인간’ 전염의 증거가 없다고 거짓으로 선언했다”면서 “이후 그들(중국과 WHO)은 무증상 사람들이 질병을 확산시키지 않는다고 거짓으로 말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은 반드시 그들의 행동에 대해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여기에다 중국은 매해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과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고, 다른 나라의 해역에서 물고기를 남획하고, 거대한 산호초를 파괴하고, 다른 어느 나라보다 독성이 강한 수은을 대기로 방출한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20년 넘게 중국의 무역 악폐와 맞서 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가 대통령 재임 4년 동안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유엔총회 연설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부르고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을 수 있다”고 말해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그러나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열렸던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대담한 평화를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톤을 바꿨다. 지난해엔 “북한이 엄청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비핵화해야 한다”고 짧게 언급했다.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까지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에 대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유엔총회 연설은 대선 유세와도 비슷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산소호흡기를 기록적으로 생산했으며 생명을 구하는 치료법을 개척했다”면서 “우리의 노력 덕택에 3개 백신이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에 있고, (백신이 개발되면) 대량 생산해 즉시 배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백신을 보급할 것이고, 바이러스를 무찌를 것이며 팬데믹(세계적 대확산)을 끝낼 것”이라며 “우리는 유례없는 번영과 협력, 평화의 새 시대로 들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내년에 여러분들을 대면으로 만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올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도 내세웠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이 자국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은 이해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들이 여러분 나라를 최우선으로 앞세워야 하는 것처럼 나는 ‘미국 우선주의’를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있다”면서 “여러분이 그렇게 (자기 나라를 앞세워야) 하는 것은 괜찮다”고 말했다.

올해 유엔총회는 지난 15일 개막됐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에는 단 한 명의 각국 정상도 방문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유엔총회가 사상 최초로 처음 화상회의 방식을 도입해 각국 정상들도 화상연설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8분 정도 걸렸다. AP통신은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로는 최근 20년 이상 가장 짧은 연설이었다”고 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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