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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돈’으로 도쿄올림픽 샀나…“122억 해외송금”

IOC 위원 아들에 보낸 4억원은 빙산의 일각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아들에게 4억원이 넘는 돈을 보낸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출처가 불분명한 해외 송금액이 11억엔(약 122억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뒷돈 거래 의혹이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교도통신은 23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이 해외에 송금한 돈 가운데 2억엔(약 22억원)가량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원회(유치위)가 업무를 위탁한 싱가포르 컨설팅 회사 ‘블랙타이딩스(BT)’에 지급했지만 나머지는 구체적인 송금처나 사용 내용이 불명확하다고 전했다.

2014년 4월 공표된 올림픽 유치 활동 보고서(대상 기간 2011년 9월∼2013년 9월)에는 해외 컨설팅 지출이 약 7억8000만엔(약 87억원)이라고 돼 있다. 하지만 일본올림픽위원회(JOC)의 외부조사팀은 해외 컨설팅에 적어도 11억엔이 넘게 지출됐다고 지적하는 등 전체 금액에 대한 설명도 엇갈리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12일 일본 도쿄에서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2020 도쿄올림픽 배너가 걸린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특히 유치위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이사의 회사에 10여 차례에 걸쳐 9억엔(약 100억원)을 입금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올림픽 유치 활동에 관여한 유명 광고업체 덴쓰의 전직 전무이기도 하다. 유치위 활동 보고서에는 이러한 개별 안건이 기록되진 않았다.

앞서 유치위 보고서는 도쿄올림픽 유치비 총액이 민간 기부금과 협찬금으로 마련한 54억엔과 도쿄도가 낸 35억엔을 합해 89억엔 수준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교도는 유치위가 개최지 결정 직전인 2013년 7월과 결정 직후인 10월 BT에 232만5000달러(약 27억원)를 송금했는데 이 밖의 해외 송금은 국제 프로모션이 활발했던 시기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외 송금 외에도 수취인이 명확하지 않은 11억원 이상의 자금 출납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치위 관계자는 해외 송금에 대해 “비밀준수 의무가 있어서 개별 안건은 비공표”라고 해명했다.

일본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노무라 다다히로(오른쪽)와 요시다 사오리가 지난 3월 20일 미야기현 항공자위대 마쓰시마 기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성화 도착식에서 성화를 들어보이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강행하려던 대회는 결국 내년 7월로 연기된 상황이다. UPI 연합뉴스

이에 유치 관련 전문가는 “해외 컨설팅료나 호텔 숙박비 등일 것으로 추측되지만 내년 여름 대회 개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서는 실태를 명확하게 밝히고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일본 언론은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와 프랑스 당국 자료를 분석해 BT가 도쿄올림픽 결정 전후로 라민 디악(87·세네갈) 당시 IOC 위원의 아들인 파파맛사타에게 36만7000달러(약 4억2500만원)를 송금한 사실을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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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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