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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도약 없어” “투자자 농간”… 테슬라 배터리데이에 혹평 쏟아져

“2만5000달러 자율주행차는 3년 후에나 가능”
배터리데이 전후로 시총 58조원 증발
주요 외신 일제히 혹평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22일(현지시간) ‘배터리 데이’ 행사를 열고 반값 배터리와 완전 자율주행차의 미래에 대해 소개했지만 되레 투자자와 언론에게 ‘수준 미달’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 주차장에서 새로운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4680’을 설명하는 온라인 ‘배터리 데이’ 행사를 열었다.

머스크는 발표에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가 강력하고 오래 가며 가격은 절반 수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새 배터리의 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늘어나고 주행거리는 16% 더 길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머스크가 곧 트위터를 통해 “2022년까지는 새 배터리를 대량생산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며 투자자들의 불만이 급증했다. 특히 머스크는 배터리 신기술을 적용해 테슬라 신모델 가격을 2만5000달러까지 낮추는데 앞으로 3년가량 더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저가 자율주행차 개발에 3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소식에 외신은 일제히 혹평을 쏟아냈다. AP통신은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신기술이 훨씬 더 큰 도약을 의미하고 회사 주가를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기를 희망했지만 머스크가 공개한 배터리 개발 계획은 투자자들에게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머스크는 테슬라 배터리 설계와 제조 비용 절감 계획을 매우 급진적으로 설명하며 2만5000달러짜리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이 곧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했으나 (실제 생산에) 3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전했다.

테슬라가 투자자들을 농락했다는 거친 비판도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가 값싸고 대중적인 전기차를 판다는 이해하기 힘든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면서 “머스크는 테슬라 모델3를 3만5000달러에 내놓겠다고 약속해왔지만 이를 실현하지 못한 상황에서 더 값싼 ‘미스터리’ 신차 모델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는 등 (투자자에게) 장난질을 했다”고 비판했다.

머스크의 발언 후 테슬라의 주가는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7%가량 수직 하락했다. 2시간 만에 시가총액이 200억달러(약 23조원) 줄어든 것이다. 이날 행사에 앞서 뉴욕 증시의 정규장에서도 주가가 5.6%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하루에만 테슬라의 시총은 500억달러(약 58조원) 증발했다.

카네기멜런 대학의 배터리 전문가인 밴켓 비스와나단 교수는 머스크가 주장한 3년이 지나더라도 그가 구상하는 자율주행차가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배터리 제조 혁신 자체는 3년 이내에 이뤄질 수 있을지 몰라도 이를 뒷받침하는 화학 기술 발전에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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