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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산불은 원주민 때문, 국제 비난은 NGO 때문”… 브라질 대통령의 남탓

유엔 연설서 주장… NGO들 “헛소리” “불편한 진실 외면” 비난
2022년 대선 앞두고 브라질 좌파 反보우소나르 세력 결집

22일(현지시간) 열린 제 75회 유엔총회를 위해 지난 16일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이 화상 연설을 녹화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그동안 브라질의 삼림 파괴와 기후변화 문제에 눈감아 온 자이르 보우소나르 대통령이 이번에는 아마존 열대우림과 판타나우 열대늪지 화재에 대해 비영리단체(NGO)와 원주민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브라질은 아마존 열대우림과 판타나우 열대늪지 화재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 캠페인의 피해자다. 브라질은 전 세계에서 환경에 관해 가장 훌륭한 법적 장치를 갖고 있다”면서 “애국심이 없는 NGO 단체들이 브라질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존 열대우림은 습한 지역이라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는 어렵고 대부분 가장자리에서 불이 나고 있다”면서 “아마존 주변에서 불을 지르는 사람들은 주로 원주민”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르 대통령의 발언에 세계 NGO들은 비난을 퍼부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기 위해 현실을 무조건 부정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연설이 브라질 국민을 부끄럽게 만들고 브라질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가브리엘라 야마구시 세계자연기금(WWF) 브라질 지부장은 보우소나르 대통령의 연설을 두고 “근거 없는 비난과 비과학적인 추리로 가득 찬 발언”이라면서 “브라질의 현실을 완전히 부정하는 연설”이라고 꼬집었다.

과학자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다. 상파울루 대학의 기후과학자 카를로스 노브레는 미국 CNN방송에 “건기를 맞이한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 이례적으로 건조한 대기가 결합해 엄청난 규모의 화재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현지 언론들은 브라질 좌파진영이 올해 지방선거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맞서는 반대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노동자당(PT)은 21일 온라인 행사를 통해 사회적 소외 완화·지속 가능한 개발·경제성장·주권 수호·민주주의 심화 등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 ‘브라질 재건과 변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보우소나루 정부에 대한 공세를 예고했다.

이 계획에는 사회주의자유당(PSOL)·브라질공산당(PCdoB)·브라질사회당(PSB)·민주노동당(PDT) 등 좌파·중도좌파 정당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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