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공무원, 40㎞ 자력 이동? 수영선수라도 불가능”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 연평도 인근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던 공무원 이모(47)씨가 북한에 피격돼 사망한 사건을 두고 연평도 어민들은 이씨의 이동 경로에 의문을 표했다.

연평도 주민 황모(60·남)씨는 “대연평도보다 남쪽에 위치한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사람이 어떻게 북한(해상)까지 갈 수 있었는지 정말 의아하다”고 24일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어 “연평도 인근 바다의 흐름을 보면 섬을 기점으로 물길이 도는데 아무리 어업지도선에서 일하며 바다 상황에 밝았더라도 그렇게 먼 거리를 이동했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이씨는 북측 해역에서 북한 측으로부터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북한은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부유물을 붙잡고 표류하던 A씨에게 접근해 월북 경위 등의 진술을 들은 뒤 무참하게 사살하고서 시신까지 불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2일 오후 3시30분쯤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측 수산사업소 선박에 의해 발견됐다. 이는 최초 실종 사건이 접수된 지점인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서북서 방향으로 약 38㎞ 떨어진 해상이다.

북한서 피격 공무원 탑승했던 무궁화 10호. 연합뉴스

이를 두고 한 50대 어민은 “첨단 장비를 착용하고 있던 것도 아니고 구명조끼와 부유물만 가지고 40㎞에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건 수영 선수라도 불가능에 가깝다”고 매체에 전했다.

인천해양경찰서는 이날 이씨가 탑승한 해양수산부 소속 499t급 어업지도선을 현장 조사한 결과 그가 자진해서 월북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계속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종 당시 이씨의 신발이 선박에 남아 있었고 그가 평소 조류 흐름을 잘 알고 있었으며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한 점 등을 고려한 판단이다.

A씨는 발견 당시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부유물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기진맥진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원 전 연평도 어촌계장은 “당사자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겠지만, 바다에서 표류하며 24시간 이상 생존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론 납득할 수 없다”며 “정말 살아있는 상태로 북측에 발견된 것인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12년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씨는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로 일했다. 그는 499t급 어업지도선에서 일등 항해사로 근무하다가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2km) 해상에서 실종됐다. 현재까지 A씨가 평소 사용한 어업지도선 내 침실에서 그의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유서 등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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