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윙크냥이’들을 아시나요? [개st하우스]

묘생역전 팔복이와 장애묘들을 위한 따뜻한 해시태그 #winkcat

"어떻게 스타가 됐냐고옹? 하나씩 얘기해주겠다냥" 윙크냥이 팔복이를 소개합니다. 출처: @8bokman2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스타그램에 #winkcat, #oneeyedcat을 검색하면 한쪽 눈을 감은 고양이들이 나옵니다. 유전적·후천적 요인으로 눈을 잃은 고양이들이죠. 그 중에 인스타그램 팔로워 1000명을 눈앞에 둔 인기 고양이가 있습니다. 이 고양이의 이름은 팔복이.

눈인사하듯 살짝 감은 왼쪽 눈이 트레이드 마크인데요. 큰 상처를 독특한 매력으로 되살린 데에는 보호자 조예나(25)씨의 숨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팔복이와 예나씨가 함께한 지난 2년 묘생 역전기를 들어봤습니다.



온 동네가 키운 윙크냥이

지난 2019년 1월, 예나씨는 아파트 풀밭에서 하얀 고양이를 마주칩니다. 얼마나 굶었으면 메마른 풀을 뜯어 먹는 고양이라니. 녀석은 사다준 통조림을 순식간에 비우더니 예나씨의 옷끈을 갖고 놀았습니다. 영영 감긴 왼쪽 눈을 발견했지만 예나씨에겐 그조차도 귀여운 윙크로 느껴졌다네요.

"내가 잡아 당긴 건 옷끈인데 왜 니 마음이 끌려오냐옹" 예나씨와 팔복이가 처음 만난 날.

이후 윙크냥이는 예나씨와 순식간에 친해졌습니다. 헤어질 때면 아파트 계단을 따라 올라 3층까지 배웅해주더랍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닐까, 예나씨는 길고양이 온라인 카페를 검색하면서 고양이의 깊은 사연을 알게 됩니다.

“우리 아파트에 눈이 하나밖에 없는데 예쁜 고양이가 나타났어요.”
“그 녀석은 저희 아파트가 돌보는 팔복이에요. 어릴 적 허피스(고양이감기)를 앓다가 한쪽 눈은 잃었거든요. 열흘째 안 보이더니 거기 있었군요.”
두 눈이 건강한 어릴 적 팔복이 모습. 1살 쯤 앓은 고양이 독감(허피스)에 눈을 잃었다.

50만원이 넘는 허피스 및 안구 치료비는 동네 주민과 동물병원이 함께 마련했다.

팔복이는 건너편 아파트 주민들이 공터에 집도 지어주며 애지중지 키우던 고양이였던 겁니다. 하지만 동네 초등학생들이 짓궂게도 팔복이를 자전거에 태워서 예나씨가 사는 아파트에 버린 것이죠. 그렇게 팔복이는 원래 아파트로 돌아갔지만 이후 예나씨는 1년동안 녀석의 밥과 물을 챙겨줍니다.


아무도 팔복이를 입양하지 못한 이유

외눈박이 고양이는 야생에서 살아남기 힘듭니다. 원근감이 떨어져서 사냥, 점프, 나무타기 등 생존 행동에 불리하죠. 팔복이도 눈을 다친 이후로는 나무를 잘 타지 못합니다.

한쪽 눈을 잃으면 거리감각, 특히 원근감과 깊이를 인지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야생 동물로서는 치명적인 상황. 출처: pecallen.com

남은 한쪽 눈 관리도 까다롭습니다. 세계적인 동물 눈 연구기관인 동물안구연맹(Animal Eye Associate)에 따르면 고양이는 태생적으로 안구질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축농증, 허피스 등의 부작용으로 실명하는 경우가 많아서 위생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죠. 또한 한쪽 눈에 걸리는 과부하가 커서 결막염, 무력증에 시달립니다.

화장실용 모래 등 일상용품도 세심하게 골라야 합니다. 특히 배변용 모래의 경우 알갱이가 크고 먼지가 날리는 등 눈 건강에 해로운 소재 대신에 그 단점을 보완한 카사바 모래 등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 가격은 일반 제품의 2배 수준입니다. 높이 감각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 고양이 보조계단도 집안 곳곳에 설치해야 하죠.

인스타그램에 등장하는 수많은 윙크냥이들. 작은 장애에도 수많은 동물들이 유기, 안락사 당하는 가운데 #winkcat은 몇 안 되는 작지만 따뜻한 캠페인이다.

이렇다보니 주민들도 팔복이 입양에 선뜻 나서지 못한 겁니다. 어느 할아버지는 팔복이를 데려갔다가 적응 실패를 호소하며 2달 뒤인 지난해 10월에 다른 입양자를 찾게 됩니다.


고양이 싫다던 아빠가 녹았다

팔복이가 갈 곳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자 예나씨는 부모님을 설득합니다.

“거의 1년 동안 매일 밥 주고 놀아줬으니 완전 가족이잖아요. 남은 눈도 다치기 쉬울 텐데 기왕이면 안전하게 우리집에 같이 있으면 좋잖아. 남은 생은 고양이답게 우리집에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게 해주면 어때요?”

자식 이기는 부모가 있던가요. 지난해 10월 31일 팔복이는 예나씨의 가족이 됐습니다. 팔복이는 새로운 집에 순조롭게 적응했는데 특히 “내 집에 고양이는 절대 안돼!”를 외치던 예나씨 아버지의 무릎 위에 집요하게 올라가서 몇 달 만에 “난 팔복이 없이 못 산다!”는 분으로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하이파이브하는 사이가 될 줄 몰랐다옹"


이제는 인스타 핵인싸, '묘생역전'

팔복이는 밥값을 하는 기특한 아이였습니다. 고양이가 배우기 어렵다는 악수, 하이파이브, 코 인사도 금방 배우고 견공들도 어려워하는 고난도 먹이퍼즐을 쉽게 풀었죠. 재밌는 일상을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는데 팔로워가 순식간에 100명, 200명씩 차올랐답니다.

"오늘은 낚시가 잘 안 된다옹" 요즘은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는 팔복이.

“처음에는 팔복이 육아일기 용도였죠. 그런데 주변에서 애가 너무 예쁘고 똑똑하다는 거예요. 얘는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면서 홍보해주는 팬도 생기고요.”

팔로워가 600명을 넘어서자 장난감·간식 등 광고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무엇이든 잘 먹고 잘 갖고 노는 팔복이의 게시물은 반응이 좋았거든요. 24일 기준 팔복이의 팔로워는 909명입니다.

전업 유튜버 등으로 나서고 싶은 욕심도 생길 법한데, 예나씨는 “운영하는 게 의무처럼 느껴질 때면 며칠씩 쉬고 있다. 공유하고 싶은 팔복이의 순간만을 올리면서 즐기고 싶다”고 하네요.

"너, 내 사냥감이 되어라!" 집사를 때려잡는 팔복이

윙크냥이 팔복이의 생생한 모습이 궁금한 분들은 유튜브 개st하우스에 놀러오세요. 팔복이처럼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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