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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고 싶어?” 핫하다는 한복교복 대신 입어봤다 [꿍딴지]


“학교에서 한복을 입게 된다고?”

요즘 중고생들 중에는 학교가는 게 소원이라는 아이들이 있더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탓에 일주일에 한두번 학교를 가다 말다 반복하니 “제발 학교 가고 싶어” 외치는 친구들이 잔뜩 생겼더라고. 학교 가고 싶은 학생이라니. 세상 어떤 교사도 하지 못한 일을 이 죽일 놈의 바이러스가 해냈나봐. 코로나의 놀라운 업적이야. 너무나 웃픈 얘기지?

때마침 한복이 교복으로 새로 태어난다는 소식을 듣게 됐어. 10대들 사이에선 “통풍 잘돼 좋겠다” “일본식 교복보다 우리 전통 의상인 한복식 교복이 훨씬 마음에 든다”는 찬성파와 “뜬금없이 무슨 한복” “교복 제도에 반대” “학생들이 입는 옷인데 왜 어른들이 이래라저래라?”라고 주장하는 반대파가 나뉘어 의견이 분분하대. 학교도 못가는데 교복 논쟁이라니. 이런 게 대리만족인가봐.

최신 트렌드에 누구보다 진심인 요즘 애들과 전통미를 상징하는 한복. 너무나도 다른 둘의 조합인 건 맞아. 이 조합, 괜찮을까? 학교도 가고 싶고, 교복도 입고 싶고. 온몸이 근질대는 코로나 세대의 중고생들을 위해 꿍미니가 나서보기로 했어. 눈으로 보고 대충 평하는 건 꿍미니 스타일이 아니지. 여러가지 디자인의 한복 교복을 구해 하루동안 직접 입어봤어.

한복교복은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의 핵심 협력사업인 ‘한복교복 시범사업’을 통해 탄생. 학생 수가 적어 교복을 만들기 어려운 학교와 교복을 새로 도입하려는 학교를 대상으로 보급될 예정


“하복, 꽤 신선한걸?”

많고 많은 여학생용 하복 디자인 중 꿍미니가 선택한 한복교복은 바로 생활복과 치마바지야. 한복교복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한복진흥센터에 따르면 한복교복을 신청한 학교 중 상당수가 하복으로 생활복을 택했다고 해. 역시 요즘 애들에겐 편한 옷이 최고인가 봐.


사실 꿍미니에겐 학창시절 오로지 멋을 위해 편리함을 포기하고 꽉 끼는 블라우스와 불편한 치마만을 고집했던 과거가 있어. 미련한 지난날을 떠올리며 하복을 입어본 결과, 생활복과 치마바지는 그야말로 신세계였어. 이런 옷이라면 마스크 끼고 답답할 때 입어볼만 하겠더라고. 귀를 짓누르는 마스크에 꽉 끼는 블라우스까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잖아.

우선 상·하의 모두 일반 교복 재질과 다를 게 없었어. 한복 재질이라 관리하기 불편할 것 같다는 오해는 금물이야! 생활복인 상의는 신축성이 매우 좋아서 어떤 활동을 하든지 불편함이 전혀 없었어.

특히 짧지 않은 기장과 널찍한 폭을 자랑하는 치마바지는 활동성 백 점 만점에 백 점이야. 계단을 오르거나 의자에 편히 앉아도 전혀 문제가 없어. 아주 마음에 들어. 통풍도 잘 돼서 더운 여름에 딱이야.



남학생용 하복도 입어봤어. 처음 입었을 때 일반 교복과 다른 점이 딱히 없다고 느꼈어. 다만, 바지 밑위가 길어서 어색하더라고. 밑위가 길어서 걱정했는데 활동하는 데 불편함은 없어. 바지통도 넓어서 통풍이 잘되고 일반 바지보다 편한 느낌이야.


셔츠는 칼라가 없어서 목을 덮지 않아 답답한 느낌이 확실히 줄어들었어.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면 깃 안쪽에 검은 물이 들곤 하잖아. 그게 없으니 세탁할 때 수고가 줄어들 것 같아. 센터는 “기존 전통한복의 선을 살려 품이 넉넉하고 편안한 디자인으로 개발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어.

“셀럽의 한복교복, 꿍미니도 입어봤어”

배우 이유리 인스타그램 (좌)

JTBC 예능 ‘아는 형님’에 이유리가 입고 나온 화제의 그 교복이야. 이날 방송에서 공개된 이후 한복교복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더욱 높아졌지. 꿍미니도 방송을 보며 한복교복이 참 예쁘다고 생각해서 관심을 가지게 됐어. 꿍미니가 가장 기대하던 원피스 교복을 입게 돼 가슴이 두근댔어.


입어보니 앙증맞은 남색 저고리와 줄무늬 치마가 정말 예뻤어. 최근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생활한복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더욱 마음에 들더라고.

그렇지만 편리성 측면에서는 조금 아쉬웠어. 겉보기엔 정말 편해 보였는데 계단을 오를 때나 뛸 때면 치마의 폭이 너무 넓어서 조금 신경 쓰였어. 원피스 형태라 손을 올리면 치마도 같이 들려 올라가는 점도 아쉬웠어. 활동성을 중시하는 학생들에게는 조금 불편할 수 있겠더라고. 그렇지만 한복 원피스, 디자인만큼은 꿍미니의 원픽이야.

“한결 가벼워진 동복”


한복 자켓은 기존의 불편하고 두터운 느낌이던 일반 자켓과는 달리 얇고 가벼웠어. 보온성이 높진 않지만, 기존 교복 기준에 맞는 원단을 사용했다고 해.

사실 꿍미니는 학창시절 추운 겨울에 재킷을 입지 않고 셔츠 위에 바로 패딩을 입었다가 혼난 경험이 있어. 재킷이 불편해서 그 위에 패딩을 겹쳐 입으면 너무 불편했거든. 다들 이런 경험 있지?

한복진흥센터는 “학생들이 불편한 재킷은 잘 입지 않으니 편하고 가볍게 입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어. 확실히 한복 재킷이 기존 교복 재킷보다 가볍고 활동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야.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한복 재킷은 일반 기성복 외투를 입은 것처럼 편안했어. 온갖 문제집들로 책가방이 무거운데 외투까지 무거우면 괜히 더 서럽잖아. 한결 가벼워진 외투 덕에 학생들의 서러움도 줄어들 것 같아.

꿍미니는 여러 색의 동복 치마 중 빨간 치마를 입어봤어. ‘한복 치마’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색은 단연 빨강이라고 할 수 있지. 남색 덧저고리 재킷과 빨간 치마의 색 조합, 정말 마음에 들어.

동복 치마는 전통 한복과 같이 주름이 잡혀있고, 허리춤에는 노리개를 달 수 있는 고리가 있어. 전교생이 똑같은 교복만 입으면 재미없잖아. 그럴 때 예쁜 노리개를 달아 주면 나만의 특색 있는 교복 패션 완성이야!

동복은 속저고리와 재킷 역할을 하는 덧저고리로 이루어져 있어. 속저고리는 기성복 셔츠 형태에 목판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적용한 디자인이야. 재질은 일반 셔츠와 같지만 전통적인 깃 모양 덕에 한복의 미를 더욱 살려주는 것 같아.

잠깐. 이게 뭐지? 교복 소매 끝마다 형형색색의 줄무늬가 있는 것을 발견했어. 자세히 보니 오방색이야.


오방색은 우리 전통의 색이야. 청(靑), 백(白), 적(赤), 흑(黑), 황(黃) 등 음양오행(陰陽五行)을 기반으로 한 다섯 가지 색깔을 말해. 오방색은 예로부터 악귀를 쫓고 복을 가져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므로 두루 사용됐다고 해.

이렇게 곳곳에 우리의 전통 요소가 담겨 있어 더욱 의미 있는 교복인 것 같아.

한복교복을 입어보기 전 꿍미니는 “한복을 굳이 교복으로 만들어야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어. 또 트렌드에 민감한 10대들의 기준에 들어맞을 수 있을지, 꼼꼼한 소비자의 눈을 가지고 있는 학부모의 환영을 받을 수 있을지, 여러모로 우려 섞인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지.

그런데 막상 한복교복을 입어 보니 초반의 의문들이 눈 녹듯 사라졌지 뭐야. 요즘 애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된 덕에 10대들의 선호를 끌어낼 수 있었고 한복교복의 옷감은 일반적인 교복의 옷감과 크게 다르지 않아 학부모들의 우려를 덜 수 있을 것 같아.

한복진흥센터는 “많은 분이 한복교복이 모시 등 기존 한복 소재들을 사용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사업 진행 과정에서 들은 학부모들의 의견을 종합해 세탁이 손쉽고 내구성이 좋은 교복 원단으로 개발했다”고 말했어.

꿍미니는 한복교복을 입어보며 한복의 새로운 묘미를 알아갈 수 있었어.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우리의 전통 한복이 이렇게 가볍고 편하게 해석될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

한복진흥센터는 한복교복을 입게 될 10대들에게 “우리나라 전통의 것을 가장 먼저 존중하고 아껴야 할 우리나라 학생들이 한복교복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교복 착용에 더욱 적극적이길 바란다”고 전했어.

올해 한복교복 보급시범사업에 참여하게 된 학교는 총 22개 학교야. 빠르면 올해부터 선정된 학교를 대상으로 한복교복 보급이 시작된대. 조만간 많은 학생들이 각기 다른 특색을 지닌 한복 교복을 입고 길거리를 누비게 될 거야. 어때, 상상만 해도 흥미롭고 기대되지 않아?

최성훈 인턴기자
박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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