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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주택 처분하라” 결국 안 먹힌 정세균의 지시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정세균 국무총리가 각 정부 부처 고위 공직자 다주택 처분을 지시한 지 2달이 넘었지만, 사실상 흐지부지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달 말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실태 파악이 진행 중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지만, 전혀 시행되고 있지 않았던 셈이다.

정 총리는 지난 7월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준비 중이지만 고위공직자들이 여러 채의 집을 갖고 있다면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며 “각 부처는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고위공직자 주택 보유 실태를 조속히 파악하고, 다주택자의 경우 하루빨리 매각할 수 있게 조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당시 총리실은 정 총리가 밝힌 다주택 매각 대상이 정부 부처 국장급(2급) 이상 공무원이라는 구체적인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일반직 2급 이상 고위공직자는 1081명에 달한다. 정무직 장·차관급을 더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연합

하지만 총리실은 2달 동안 아무런 이행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가 27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총리 비서실에 ‘각 부처의 고위공직자 다주택 처분 경과를 보고 받았느냐’고 서면 질의하자, “고위공직자 주택 처분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거나 논의를 진행한 바 없으며, 관련 자료 역시 보유하고 있지 않음을 말씀드린다”는 답변이 왔다. ‘향후 점검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도 “각 기관장 책임하에 소속 공직자에 대한 사항을 관리할 것이기 때문에 향후 점검계획이 예정돼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각 부처도 언제 정 총리가 그런 말을 했었냐는 듯 ‘나 몰라라’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성 의원실을 통해 각 부처에 ‘2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주택 보유 실태’에 대해 질의한 뒤 답변이 온 곳들을 취합한 결과, 일단 2급 이상 고위 공직자 중 다주택자가 누구인지조차 파악 못 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또 재산등록공개대상자가(1급 이상) 아닌 2급 고위 공직자의 재산 보유 현황은 공개 의무가 없고, 오히려 이를 알려고 하는 것이 개인정보보호법과 공직자윤리법 침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다주택 고위공직자에게 주택을 매각하도록 권고했으며 이와 관련해서 총리실에서 지침이나 공문이 내려온 바는 없다”고 공통적으로 밝혔다.

고위 공직자(2급 이상) 수 많은 상위 부처(단위: 명). 자료=인사혁신처

당시 정 총리가 들끓는 부동산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초강력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결국 해당 발언은 ‘정치쇼’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애초에 지시 자체부터 현실성 없었다는 이야기도 많다. 한 공무원은 “2급 이상 공직자가 1000명이 넘는데 애초에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지시를 내렸는지 도통 이해하기 어렵다”며 “일부 공무원들이 다주택을 처분한다고 해서 부동산 시장 안정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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