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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희생에 불화설까지…이강인은 발렌시아와 함께해야 하나

승격팀 우에스카에 완전히 밀린 발렌시아
호세 가야와 실랑이 이후 확연히 줄어든 출전 시간
뛰어야 발전할 유망주 이강인

우에스카전에 나선 이강인(왼쪽)의 모습. AFP연합뉴스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19·발렌시아)의 팀 내 입지가 심상찮다. 시즌 개막전부터 2도움을 올리며 올 시즌 팀 주축으로 자리매김할 거란 기대감이 컸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출전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이강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감독 전술이 도마에 오르고 있을 뿐 아니라 팀 내 불화설까지 제기된다.

발렌시아는 27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끝난 2020-2021 시즌 스페인 라리가 3라운드 우에스카와의 홈 경기에서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이강인은 후반 39분 교체 투입됐지만 적은 출전 시간 탓에 팀 승리를 견인하지 못했다.

이강인의 출전 시간은 리그 3경기 내내 줄어들고 있다. 14일 레반테와의 홈 개막전에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홀로 2도움을 올리며 발렌시아 공격을 이끈 뒤 후반 26분 교체됐다. 팀도 4대 2 승리를 거두며 새 시즌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일 셀타비고와의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선 전반 45분 만을 뛰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됐고, 이번 경기에선 아예 10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만 모습을 드러냈다. 그 두 경기 동안 발렌시아는 1무 1패에 그쳤다.

이강인이 없는 발렌시아는 무기력했다. 우에스카를 맞아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 흐름을 보여줬다. 슈팅 수(5-17) 유효슈팅 수(2-4) 뿐 아니라 점유율(48%-52%) 패스 횟수(371-397) 패스성공률(76%-82%)까지 내줬다. 사실상 패해도 할 말이 없을 경기였다.

이에 하비 그라시아 감독의 전술 선택에 의문이 제기된다. 승격팀 우에스카를 홈에서 맞이한 경기였음에도 그라시아 감독은 역습 중심의 4-4-2 전술을 활용했다. 중앙에서의 볼 소유를 통한 득점 기회 창출보다는 최전방의 마누 바예호나 막시 고메즈를 향해 빠르게 공을 이어 공격하는 콘셉트였기에, 중앙에서의 세밀한 패스 능력을 갖춘 이강인을 희생시킨 것.

하지만 최전방으로 향하는 패스의 질이 좋지 못했고, 두 공격수들도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후반 종료 직전에 이강인이 투입된 뒤에야 발렌시아 중원의 공수 전환이나 볼 전개가 오히려 살아난 모습이었다. 결국 발렌시아는 꼭 이겨야 할 승격팀과의 경기에 걸맞지 않은 전술 운용으로 승점 2점만 잃게 됐다. 이강인으로선 팀 승리에 기여할 기회가 없어 답답할 만한 상황이다.

팀 내 불화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 2라운드 셀타비고전 전반 34분 주장 호세 가야와 프리킥 키커 기회를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발렌시아 세트피스를 주로 도맡아 왔고 심지어 이강인 본인이 얻어낸 기회였음에도 가야가 주장의 권위를 앞세워 프리킥을 본인이 차려 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강인이 출전 기회를 잃게 된 게 이 실랑이 직후다. 새 시즌을 앞두고 이강인의 활용을 공언했던 그라시아 감독이 라커룸 내 트러블을 잠재우기 위해 주장 가야보단 이강인의 출전 기회를 조정한 게 아니냔 추측도 제기된다.

단 4일 뒤인 오는 30일 4라운드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도 이강인이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한다면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될 전망이다. 이강인은 세계적인 유망주로 꼽혀 왔음에도 지난 시즌에도 17경기 출장(2골)에 그쳤다. 동년배 선수들이 기회를 제공받으며 팀 주축으로 자리매김하는 가운데 올 시즌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이강인도 2025년이란 구체적인 기간까지 보도된 팀과의 재계약 체결을 재고해야 할 전망이다. 어린 선수는 뛰어야 발전하기 때문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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