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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영끌 막자”…직장인 대출부터 시작된 신용대출 ‘조이기’

9월 들어 신용대출 또 3조원 가까이 증가


금융권이 신용대출 ‘조이기’에 본격 나섰다. 올 들어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빚투(빚 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자금을 끌어모음)’ 현상이 심화되자 일부 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신용대출 한도 축소에 들어간 것이다. 이달에만 은행권 신용대출 잔액이 3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으로 126조8863억원 가량이다. 지난달 말(124조2747억원) 대비 2조6116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은 지난 16~18일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 청약 증거금이 상환되면서 잠깐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 주에는 다시 하루에 2000억~3000억원씩 증가했다.

이달 들어 은행이 신용대출 총량 관리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용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5일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감독원에 신용대출 잔액 현황, 증가세 관리 목표 등을 제출한 바 있다.


추석 연휴에 따른 자금 수요, 다음달 예정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이 신용대출 증가세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4일 기준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62조8000억원으로 지난 17일 대비(61조7107억원) 1조원 이상 불어났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 역시 55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경우에도 청약 직전 CMA 잔고가 급증하는 현상이 있었다.

은행들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금리 인상에 속속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5일부터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최저금리를 연 2.01%에서 2.16%로 올렸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6일부터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 등의 우대금리 폭을 연 0.4%포인트 깎을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29일부터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의 한도를 최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KB직장인든든신용대출의 경우’ 최대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축소한다. 특수직(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포함)의 소득 대비 신용대출 한도 축소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융 당국이 주식투자 열풍에 따른 ‘빚투’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일부 증권사가 신용공여 한도를 자체 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용공여란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대출 서비스로 신용거래 융자, 예탁증권 담보대출, 신용거래 대주로 나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원칙적으로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4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17조2467억원에 달한다. 지난 17일에는 17조9023억원으로 18조원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 증권사는 자본 건전성을 우려해 최근 신용공여를 중단하기도 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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