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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꺾인 中 반도체, 한국엔 기회될까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도 제재 대상 포함
국내 반도체 업계 “반사이익 기대”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강화됐다. 미국이 화웨이에 이어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SMIC에 대해서도 반도체 기술·장비 공급을 차단하면서 ‘반도체 자립’을 노리던 중국은 직접적 타격을 입게 됐다.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반도체 업체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SMIC에 부품을 공급하는 자국 업체에 기술·장비를 수출하기 전 반드시 허가·면허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이들에게 미국 기술이 들어간 장비나 부품 등을 팔려면 사전에 신청서를 제출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당분간 SMIC와의 거래를 사실상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美 “첨단 기술 군사 목적 전용”…업계는 “중국 반도체 무너뜨리기”

미국은 표면적으로 SMIC로 향하는 반도체 기술과 장비가 군사적으로 이용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미 정부는 앞서 화웨이를 수출제한 명단에 올릴 때도 ‘안보 위험’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SMIC 측은 “우리는 중국군과 관계가 없으며, 오직 민간·상업적 목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화웨이에 이어 SMIC까지 제재에 나선 것은 중국의 첨단 반도체 육성을 막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MIC는 세계 시장에선 5% 수준의 점유율을 가진 5위 업체지만, 중국에선 가장 규모가 크다.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의 반도체 생산을 맡았던 대만 TSMC와 거래가 끊기자 중국 정부는 SMIC를 집중 육성, 대안으로 삼으려 했다.

이번 제재는 이미 상당 거래가 끊긴 화웨이에도 추가 타격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MIC가 화웨이의 보급형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반도체를 양산해왔기 때문이다. SMIC마저 장비와 부품 수급이 막히게 되면 첨단 공정 개발이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화웨이의 중저가 스마트폰 사업 역시 사실상 좌초 위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SK하이닉스엔 호재 될 듯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중국 시장을 공략 중인 SK하이닉스시스템IC 등 중소형 파운드리 업체가 약진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해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설립하고, 중국 우시 8인치(200㎜) 파운드리 공장을 연내 본격 가동함으로써 비메모리 사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SMIC로 향하던 비중국 업체의 파운드리 물량이 국내 업체로 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MIC의 고객사에는 미국 반도체회사인 퀄컴과 브로드컴이 포함돼 있다. 다만 SMIC가 최첨단 5나노 칩을 양산하는 삼성에 몇 세대 뒤진 14나노 공정 제품을 주력으로 삼고 있어 당장 물량 이전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글로벌 반도체 공급량 감소로 인한 가격 측면 수혜도 기대된다”면서도 “하지만 정치적 이슈로 인해 반도체 시장에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것이 사업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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