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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는 왜 그랬을까②] 강한 리더와 독불장군…아슬아슬한 줄타기

여권 “추 장관은 원래 단호했다”
좌고우면 않는 결단…종종 불화도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후보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돌연 선거대책위원장 주재 회의를 소집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 일부 내용이 논란이 된 상황에서 캠프 관계자들이 보고도 하지 않고 제대로 대응도 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당시 송 전 장관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11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문재인 후보가 ‘북한에 반응을 알아보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추 대표가) 자리에 없던 친문 핵심 인사들까지 다 찾아오라고 했다”며 “회의 시작한 뒤 처음부터 문제를 하나하나 짚어보고 지적하다가 문을 닫고 두 시간을 더 혼내는데 정말 무서웠다”고 돌아봤다.

그는 또 “추 장관이 화나면 주변에서 아무말도 못한다. 권위적이고 불통으로 비치니 되게 나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그렇게 권위를 쌓아가면서 민주당 사상 처음으로 2년 임기를 채운 대표가 됐다”고 했다.

“추미애는 원래 그랬다”
추 장관과 정치권에서 오랜 세월 함께 해온 여당 의원들은 “추 장관은 원래 그랬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추 장관은 정계 입문 때부터 당차고 강했던 사람”이라며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 장관은 동료 의원에게도 따박따박 따지곤 했다. 추미애가 따뜻하단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추 장관이 초선 의원이던 15대 국회부터 민주당에 몸담은 관계자도 “원래 공격적으로, 단호하고 절도 있게 말하는 스타일이었다”며 “추 장관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좀처럼 사과를 하지 않는 것도 추 장관의 기질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른 민주당 중진 의원은 “추 장관은 자존감이 정말 높다. ‘내가 틀린 말했나’라고 생각한다”며 “원래 사과를 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신 있는 삶을 살아온 판사들이 자신이 신중하게 한 발언에 대해서는 사과를 웬만해서 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 장관의 성향이 당에 악재가 터졌을 때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했다. 2018년 3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전 수행비서의 폭로가 보도됐다. 6·13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장의 성추문 사건이라는 최악의 악재가 터진 것이다.

당시 추 대표는 곧바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안 전 지사의 출당 및 제명을 결정했다. 최초 보도 뒤 제명까지는 단 2시간이 소요됐다.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관계자는 “안 전 지사의 입장도 묻지 않고 곧바로 제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빠른 대응으로 후폭풍을 최소화한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스스로 결단을 내린 뒤에는 주위를 돌아보지 않는 기질은 종종 불화를 일으켰다. 2017년 4월 김영주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 중 추 장관의 독단적인 선대위 구성에 항의하면서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추 장관의 대표 시절 지도부와의 협의가 부족해 갈등을 빚은 일이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은 “김 전 대통령이 추 장관에게 진영논리를 떠나 합리적이고 중용을 중시하는 여성 정치인이 되기를 기대하셨는데, 추 장관도 초심을 지키고 있는지 스스로 되물어볼 여지는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백상진 김판 이현우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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