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계약서에 웬 2006년 이면지?” 조국 동생 항소심 쟁점

허위소송과 채용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 전 웅동학원 사무국장이 지난 7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씨의 항소심에서 검찰과 조씨 측이 ‘웅동학원 공사대금 채권’의 진위 여부를 두고 또다시 충돌할 전망이다. 검찰이 허위로 판단한 해당 채권은 조씨의 ‘허위소송’ 혐의로 이어지는 핵심 주제였지만 1심 재판부는 허위로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이유서 작성에 돌입한 검찰은 향후 공판 과정에서 허위채권 부분을 적극 입증할 계획이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4일 법원에 조씨에 대한 항소장을 제출한 뒤 이례적으로 긴 항소이유서를 작성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 분량인 335쪽보다는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허위채권을 입증할 여러 증거와 증언이 있으며, 이를 따져 달라고 항변할 계획이다. 앞서 재판부는 “자칫 잘못하면 그릇된 결론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난제”라며 허위채권에 대한 판단을 명확히 내리지 않았다.

검찰이 조씨가 2006년 10월 학교법인 웅동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허위채권을 토대로 이뤄졌다고 본 근거는 1996년 1월 작성됐다는 공사계약서 일부에서 2006년 판결문이 이면지로 쓰인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조씨가 2006년 소송 당시 법원에 제출한 공사계약서와 이자율만 다른 비슷한 형식의 계약서 5장이 발견됐다. 이 중 동일한 계약서 2장이 발견됐고, 계약서 1장의 뒷면이 2006년 조씨의 또 다른 민사사건 판결문이었던 것이다. 조씨는 “전혀 모르는 서류”라고 답했었다.

검찰은 우연히 발견한 이 서류를 공사계약서가 2006년 소송 당시에 사후 작성된 것임을 입증할 핵심 증거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자율만 다른 서류들은 결국 소송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채권보다 금액을 더 많이 만들어 두려는 일환”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씨는 2006년, 2017년 2차례의 소송 결과 지연이자를 포함해 100억원 안팎의 채권을 보유하게 됐다.

조씨의 부친이 생전에 웅동학원 직원에게 컴퓨터로 “채권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서 작성을 시킨 정황도 또다시 논란이 될 전망이다. 문서를 만든 웅동학원 직원은 “조씨의 부친이 글을 정리했고, 깨끗하게 컴퓨터로 쳐서 정리하라고 지시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부친이 웅동학원의 경영상태를 고려해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웅동학원 이사들 중 허위 채권임을 아는 사람이 없고, 메모의 원본이 없다며 ‘특신상태’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형사소송법상 진술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그의 진술이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가 증명되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문건의 작성자가 맞다고 증언했는데도 재판부가 증명력을 따지기 전에 증거능력을 아예 배척했다”며 “해당 내용을 인정하면 허위소송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무리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조씨 사건의 재판장인 김미리 부장판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과 ‘청와대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재판도 맡고 있다. 그는 공판에서 “검찰개혁을 시도한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반격이라고 보는 일부 시각이 존재한다”며 자신의 심증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과 관련된 다른 재판에서도 엇비슷한 수준의 결론을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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