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 대신 쓰레기자루… 학교 닫히자 돈벌이 내몰리는 아이들

개발도상국 어린이들, 생계 위해 폐품 수집 등 강요당해
유엔 “코로나19 휴교로 전 세계 2400만명 배움의 기회 빼앗겨”

인도 뉴델리 외곽의 한 빈민가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어린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원격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런 건 정말 싫어요.”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툼쿠루의 한 쓰레기 처리장에서 만난 11살 라훌은 학교에선 영리하다는 칭찬을 받는 아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코로나19가 인도에 확산되면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아이들은 자루를 매고 아침마다 쓰레기 처리장으로 모여들었다. 재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폐품을 찾기 위해서다. 어린 아이는 6살 남짓, 14살 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부모들은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최소한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이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아이들은 대부분 장갑이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신발을 살만한 돈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상처 입어 피가 나는 맨발로 쓰레기 처리장을 걸어다니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이 돈을 벌기 위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에서 학령기의 아이들은 요즘 담배를 담배를 말거나 공사장에서 벽돌을 쌓거나 사창가에서 일을 하고 있다. 대부분은 불법이고, 많은 경우 위험한 일이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지에선 아이들이 카카오 농장에서 잡초를 자르거나, 길에서 돈을 구걸하기도 한다.

유엔은 최소 2400만명 수준의 아이들이 배움의 기회를 빼앗기고, 일터에 강제로 나가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유엔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아시아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어린 소녀들의 강제 결혼이 증가하고, 학교가 폐쇄된 동안 10대들의 임신이 급증했다.

유니세프 고위 관리인 코넬리우스 윌리엄스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일들과 그 성과는 인도같은 지역에서 물거품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진심으로 교육을 믿는다면 음식점과 체육관의 문을 열고 대중교통이 운행되는 데 쓰이는 자원을 아이들에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

NYT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남수단으로, 기아는 아이들을 따라다니고 있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온라인 교육의 효과에 대해 토론하는 동안 가난한 나라의 수억 명의 어린이들은 전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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