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유가족에 죄송하지만 월북은 사실로…대화 내용 존재”


북한의 우리 공무원 사살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황희 의원이 숨진 공무원의 월북이 사실로 확인돼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많은 네티즌은 “월북 여부를 떠나 우리 국민이 피살됐다는 게 중요하다” “탈진한 민간인이 80m 거리에서 대화가 되나?” “누구나 총 들이대고 물어보면 살기 위해 월북한다고 하지 않겠냐”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반면 일각에선 “월북 의사를 밝혔으면 우리 국민이 아니지 않냐” “탈북민 태영호는 북한 주민이냐” 등의 옹호 의견도 있었다.

황 위원장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이 구성한 공동조사 및 재발방지특위에서 국방부·합동참모본부 등의 보고를 받은 결과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황 위원장은 “다양한 경로로 획득한 한·미 첩보에 의하면 유가족에게 대단히 안타깝고 죄송스럽지만 월북은 사실로 확인돼가고 있다”며 “한·미 연합 정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팩트 자료가 존재하고, 앞으로도 보존될 것이므로 결코 가릴 수 없는 사안임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 대해 “(북한이) 월북 의사를 확인한 대화 정황들이 있다”고 한 황 위원장은 “단순히 구명조끼, 부유물, 신발만으로 판단한 게 아니라 그 이상의 내용을 갖고 국방부가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위원장은 “북한 함정과 실종자의 대화 내용이 존재한다”고도 했다.

특위 간사인 김병주 의원도 “공무원이 월북 의사를 나타낸 정황이 첩보망에 접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이 밝힌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해당 공무원이 북한의 단속 명령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함구무언했다고 밝힌 상태다.

특위 관계자는 “정보망에 월북 의사가 명확하게 나타난다”면서도 “대화 내용을 말하는 순간 정보 자산이 드러난다”며 추가 언급을 자제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공무원이 살기 위해 가짜 월북 의사를 표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보망의 대화 내용을 보면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는 북한이 전통문에서 밝힌 ‘접근거리 80m’를 대화가 가능한 거리라고 보고 북측의 심문·검문 과정에서 숨진 공무원이 월북 의사를 나타낸 정황으로 본 것이다. 특위 관계자는 또 “(총살 과정에서) 군내 보고는 있었던 것 같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보고는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다만 황 위원장은 시신 훼손 여부에 대해서는 “북측 주장이 있고 우리는 다양한 첩보를 기초로 판단했다”며 “북측 주장대로 부유물만 태운 것인지, 우리 측 분석처럼 시신까지 태운 것인지 협력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시신 훼손 과정에 대한 감청 정보가 없느냐는 질문에 황 위원장은 “그건 이야기해줄 수 없다”며 “합참 발표 대부분은 팩트를 기초로 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앞서 군은 북측이 지난 22일 실종 공무원 이모(47)씨 시신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으며 그 불이 40분 동안 관측됐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은 시신은 사라졌고 부유물만 태웠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황 위원장은 “군이 해상에서 불빛을 본 건 열화상 카메라가 아니겠나. 구체적으로 그림이 나오는 게 아니다”며 “상황을 상상했을 때 남북 간 주장에 접점이 있을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이게 마치 CCTV 영상을 보듯 보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경로로 획득한 첩보자산 해석”이라며 “사후 처리 과정에서 불빛을 봤다는 것은 열화상 아니겠느냐”고 했다. 특위 관계자는 “국방부 입장은 월북, 시신 훼손 모두 최초 발표에서 변함이 없다”며 “월북은 (정보가 확실해) 왈가왈부할 필요 없는데, 시신 훼손 부분과 관련해선 공동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 민주당 내에선 ‘우리 민간인에 대한 북한 해역 내 총격 사망 관련 공동조사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위’에 황희(위원장)·김병주(간사)·김병기·김영호·윤재갑·윤건영·오영환 의원과 황기철·류희인씨 등 모두 9명을 임명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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