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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억만장자 트럼프보다 많은 세금을 냈군요”

트럼프 ‘쥐꼬리 세금’ 파문…민주당, 이슈화 주력
꼬박꼬박 세금내는 노동자들, 트럼프에 등 돌릴 가능성
트럼프 “불법 취득한 정보…세액공제 자격 있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후보가 2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연결시킨 웹페이지. 바이든 캠프가 만든 이 웹페이지엔 ‘당신은 2107년 세금을 얼마나 냈나’는 질문이 나온다. 여기에 5000달러(585만원)을 입력했더니 ‘당신은 억만장자 트럼프보다 4250달러(497만원)를 더 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연방소득세로 750달러(88만원)를 낸 것을 빗댄 것이다. 2017년 미국 납세자들이 낸 연방소득세의 평균은 1만 2200달러(1427만원)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바이든 캠프 웹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쥐꼬리 세금’ 파문이 미국 대선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블루칼라(생산직) 노동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노동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반감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진영은 일반 유권자들을 향해 “당신은 억만장자 트럼프 대통령보다 많은 세금을 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자극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9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대형 악재가 터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 논란에 대해 “불법적으로 취득한 정보”라면서 “나는 수백만 달러의 세금을 냈지만 감가상각과 세액공제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쥐꼬리 세금’ 파문은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불이 불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대선 출마)과 2017년(대통령 취임) 2년만 연방소득세를 각각 750달러(88만원)씩 냈다고 폭로했다. NYT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15년 동안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는 해가 10년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NYT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15년 동안 낸 연방소득세는 겨우 1500달러(176만원)에 불과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유하고 있는 카지노·호텔·골프장 등이 적자를 내고 있다고 신고하면서 세금 폭탄을 피했다.

AP통신은 미국 국세청(IRS)을 인용해 “거의 절반 가까운 미국인들이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2017년 납세자들이 낸 연방소득세의 평균은 1만 2200달러(1427만원)”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와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있다. AP뉴시스

바이든 후보 진영은 이번 논란을 이슈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페이스북에 “당신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얼마나 많은 세금을 냈나?”라는 글을 올린 뒤 ‘트럼프 세금 계산기’라는 제목의 웹페이지와 연결시켰다.

바이든 캠프가 만든 이 웹페이지엔 ‘당신은 2107년 세금을 얼마나 냈나’는 질문이 나오고 여기에 750달러(트럼프 대통령이 낸 연방소득세)보다 많은 금액을 입력할 경우 ‘당신은 억만장자 트럼프보다 많은 세금을 냈다’는 답이 나온다. 밑에는 ‘화가 나는가? 우리도 그렇다”는 글이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반감을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제작한 것이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트위터에 오른손을 든 이모티콘을 올린 뒤 “당신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많은 돈을 냈다면”이라면 글을 올렸다. 이에 많은 팔로워들이 다양한 형태로 손을 든 댓글을 달았다.

AP통신은 “이번 세금 논란이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펜실베이니아주·위스콘신주·미시간주의 블루칼라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9일엔 첫 TV토론이 열린다. 바이든 캠프는 세금 문제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방어논리를 펼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2016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가짜뉴스 미디어는 불법적으로 취득한 정보와 단지 나쁜 의도로 내 세금 문제를 끄집어내면서 터무니없는 얘기들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는 수백만 달러의 세금을 냈지만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감가상각과 세액공제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발표했을 때부터 모든 자산과 부채를 보여주는 재무제표를 공개할 수 있다고 오랫동안 말해왔다”면서 “그것(재무제표)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것은 또한 내가 연간 40만 달러와 대통령 봉급을 포기한 유일한 대통령이라는 것을 기록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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