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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lab] 운동하다 콧구멍 굴욕…언더아머 마스크 도전해봤다

지난 26일 집 근처 산책로에서 언더아머 스포츠마스크를 쓰고 약 1시간 정도 운동을 했다. 최민우 기자

완연한 가을 날씨에 산책로와 등산로에는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부터 자신과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는 필수. 하지만 호흡이 가빠지고 땀이 쏟아지는 운동을 하며 마스크를 쓰는 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공원 산책로를 빠르게 걷다 보면 흐르는 땀에 마스크 끈은 축축해지고, 마스크 가장자리부터 안쪽까지 땀범벅이 된다.

땀에 젖은 마스크로 숨을 쉴 때마다 이른바 ‘셀프도모지’를 당하는 기분이다. 셀프도모지는 영어 셀프(Self)와 도모지(몸을 묶고 얼굴에 물을 묻힌 종이를 겹겹이 발라 질식사시키는 사형 방식)의 합성어다.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땀에 젖은 마스크가 얼굴에 달라붙어 숨쉬기가 어렵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도모지를 당할 때 이런 기분이겠구나. 실제 마스크 쓰고 운동을 하다보면 호흡곤란에 심장이 터질 것처럼 답답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아, 더이상 못참겠다. 인터넷을 미친듯이 뒤지기 시작했다.

덴탈마스크, KF80 마스크 그리고 KF-AD 마스크를 각각 쓰고 운동을 해봤다. 최민우 기자

운동용 마스크, 코로나 시대의 필수품
야외에서 운동할 때에도 반드시 마스크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좀 더 편한 마스크는 없을까. 시중에 파는 덴탈마스크, KF-AD 마스크 그리고 KF80 마스크를 각각 써봤지만 숨을 쉴 때마다 움직이고 자꾸 내려가는 통에 운동 내내 신경이 쓰였다. 땀에 젖어 축축해진 마스크 끈과 안감도 불편함을 더했다.

운동용 마스크가 필요했다. SNS와 온라인커뮤니티를 둘러보다 스포츠웨어 업체 ‘언더아머’에서 출시한 운동용 마스크에 대한 후기를 접했다. 2만9000원대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운동용으로 추천한다는 글도 보였다.


언더아머 마스크는 ‘돈값’하는 녀석일까? 곧장 언더아머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해 마스크를 구매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권장하는 패브릭 마스크의 기능을 충족한다고 하니 야외에서 사용하는 데 무리는 없어 보였다.

마스크 사이즈는 스몰/미디엄, 미디엄/라지, 라지/엑스라지, 엑스라지/투엑스라지 총 4가지이다. 어떤 사이즈가 적당한지 몰라 고민했는데 홈페이지에 사이즈 선택 방법이 상세하게 안내돼있었다. 업체 가이드라인을 따라 콧등에서 외이도까지의 길이를 잰 뒤 미디엄/라지 사이즈를 구매했다.


드디어 물건이 왔다. 무려 2만9000원. 일반 마스크 가격의 10배가 넘는 녀석이다. 손에 쥐었을 때 질감은 부드러웠고, 무게는 가벼웠다. 절반으로 접어 전용 파우치에 넣고 다닐 수 있어 휴대하기 좋고, 입구를 조여주는 버클이 있어 보관도 쉽다.


마스크 안쪽에는 태그가 길게 있는데, 잘라내야 한다. 절단면이 불편할 거라 생각했는데 착용할 때 큰 문제는 없었다. 안쪽에 있는 라벨엔 이름이나 전화번호 등을 쓸 수 있다.

귀에 거는 부분은 밴드로 처리되어 있다. 복원력이 좋아 몇 번 쓰다 늘어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기대만큼 잘 늘어나지 않았다. 구매 전에 얼굴과 마스크 사이즈를 잘 확인해야 한다.


1시간 배드민턴 쳐보니…

지난 26일 집 근처 산책로에서 약 1시간 정도 운동을 했다. 마스크 모양이 잡혀 있어 일반 마스크와 비교해 착용감이 좋았고, 호흡하기 편했다. 구조적으로 설계된 디자인으로 입과 코가 마스크 안감에 달라붙지 않아 쾌적했다. 마스크를 쓴 채 의사 전달을 하는 것도 불편하지 않았다.

또 마스크가 얼굴을 착 감싸줘 구기운동을 해도 흘러내리지 않는 밀착력을 보여줬다. 약간의 흘러내림은 있었지만, 여느 마스크처럼 ‘콧구멍이 보일 때까지’ 내려오지는 않았다.

다만, 이 마스크도 안경에 습기가 차는 것은 막지 못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습기가 금방 빠져 시야를 가릴 만큼은 아니었다. 3중 레이어 구조라더니 통기성에 정성을 들인 티가 났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덥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스크가 두껍고 밀착력이 있는 만큼 한낮에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땀에 젖는 건 일반 마스크와 다를 게 없었다. 겉면의 방수 기능은 생활 방수 수준이다. 그래도 그게 어디인가. 운동을 하면서 숨을 편하게 쉴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운동용 마스크에 2만9000원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결론을 말하자면 가을·겨울 한정으로 쓰겠다면 구매를 고려할 수준이다. 사용할 때마다 마스크를 세탁하고 건조하겠다는 굳은 의지도 있어야 한다. 독특한 디자인도 매력적이다. 운동선수가 된 느낌이랄까. 코로나19 시대,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운동을 하고 싶다면? 2만9000원의 득템을 추천한다.

[해볼lab]은 ‘해볼까?’라는 말에 ‘실험실’이라는 뜻의 ‘lab’을 조합해 만든 단어입니다. 국민일보 기자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그 감상을 솔직히 담았습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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