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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니 대신 이것” 셀럽 울리는 여자의 신박한 정리마법 [인터뷰]

‘신박한 정리’의 공간 크리에이터 이지영 우리집공간컨설팅 대표

이지영 우리집공간컨설팅 대표

“사람이 물건에 붙잡히면 안 돼요. 물건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여유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tvN 예능 ‘신박한 정리’에서 ‘공간 크리에이터’로 활약 중인 이지영 우리집공간컨설팅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매주 ‘신박한 정리’에서 의뢰인의 일상에 딱 맞는 정리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꿀팁’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집에 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

이 대표 역시 최근 책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를 출간하는 등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민일보는 지난 25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이 대표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정리의 의미’를 들었다. 몇 가지 ‘정리 팁’을 얻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방송 ‘신박한 정리’,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 알았나

“알고 있었다. 말 그대로 ‘신박’하니까. 여태 수납하는 기술은 많이 알려졌지만 버리는 방법이나 가구 재배치를 통해 공간 전체를 바꾸는 방식은 아직 많이 나오진 않은 것 같다. 지난 4년간 약 1300가구를 컨설팅하면서 공간컨설팅이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고객들이 ‘정말 다르다’는 말을 많이 하신다. 그런 피드백을 듣기 때문에 이 일이 기존의 (다른)것과는 다르다는 자신이 있었다. 물론 회사 식구들과 같이하는 것이다. ‘신박한 정리’도 작가님들, PD님들이 원하는 바를 그려주고 MC들이 이야기를 전달해준다. 나 혼자 다 해낸 것은 아니라고 꼭 말하고 싶다.”

-방송을 보면 출연자들이 바뀐 공간을 보고 울곤 하던데, 사람들은 왜 그렇게 감동을 하고 눈물 흘리는 건가

“본격적인 컨설팅에 앞서 상담을 아주 길게 한다. 또 어떤 사람의 물건을 만지다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알 수밖에 없기도 하다. 어린 시절, 좋아하는 것, 식습관부터 옷 입는 스타일까지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윤은혜씨는 어릴 때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환경이 여의치 않았다더라.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꼈고,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그래서 새로운 공간에 이젤을 놔 드렸다. 실제로 그림을 그리라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되찾고 진짜 하고 싶었던 걸 해보라는 뜻을 담았다. 일종의 상징 같은 거다. 사람들이 집이 바뀐 걸 보고 눈물을 흘렸다기보단 그런 지점을 발견하고 감동하는 것 같다. 아마 시청자들도 자신과 비슷한 점이 많은 출연자에게 더 많이 공감하고 감동할 것이다.”

-가족 구성이나 나이 등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던데

“공간컨설팅에선 집에 사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집 30평인데 어떻게 해요?’ ‘40평인데 얼마예요?’라는 질문이 제일 애매하다. 같은 30평이라도 한 명이 살 수도 있고 열 명이 살 수도 있다. 가구를 사야 하는지 버려야 하는지, 물건이 많은지 적은지 등을 다 봐야 한다. 제 명함에 ‘공간’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데 자세히 보면 ‘공감’으로도 보인다. 우리 회사에서 제일 중요한 게 바로 ‘공감’이다. 사람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일이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물건을 못 버릴까

“물건이 아니라 물건에 담긴 추억을 못 버리는 거다. 우리도 그 의미를 버리라고 할 수는 없다. 대신 사진을 찍으라고 권한다. 추억을 보관하는 다른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 작품을 못 버리는 분들이 매우 많다.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1년마다 스크랩 파일을 가져온다. 제가 전직이 유치원 교사라 아는데, 그중 80%는 선생님이 한 거다. 그걸 다 모을 필요가 절대 없다. 대신 조금 더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진짜 ‘내 아이의 작품’이 있다. 그것만 남기면 된다. 처음 이름을 썼을 때, 처음 가족들을 그렸을 때, 처음 알파벳을 썼을 때…. 그런 의미 있는 순간만 모았으면 한다. 물론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니 강요하진 않는다. 다만 우리는 이런 여러 방법을 알려주는 것뿐이다. 한 사람이 물건을 비우면서 상처받지 않고 인생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정리를 다 마쳤는데 나중에 되돌아가는 일도 있나

“많다. 다이어트 후 요요현상과 같다. 근데 다이어트를 생각해보면 한번 성공해서 쾌감을 느끼고 나면 다시 돌아가기 싫지 않나. 큰돈 들여서 빼면 이전으로 돌아가기 싫고. 그런 것과 비슷하다. 공간컨설팅으로 한번 좋은 상태를 경험하면 유지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정말 간절히 원했던 일이기도 하고. 그래서 다들 안 돌아가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고객과 의견이 충돌할 땐 어떻게 하나

“당연히 의견이 다를 때가 있다. 하지만 정리에는 정답이 없다. 그곳에 사는 사람에게 편한 방식이 정답이다. 고객이 원래 하던 습관을 굳이 바꾸게끔 하고 싶진 않다.”

-공간이 작고 분리가 어려운 원룸에서 사는 사람들을 위한 팁이 있다면

“가구를 많이 사지 않았으면 한다. 바퀴가 달려서 끌고 다닐 수 있는 트롤리를 추천한다. 나도 서울에선 오피스텔에서 지내는데, 트롤리가 정말 유용하다. 제일 위 칸에 화장품, 중간에 문구류, 아래 칸에 잡동사니를 넣고 끌고 다니면서 다용도로 쓰고 있다. 작은방엔 큰 가구를 들이려고 하지 마라. 그 방이 전부라고 생각해서 가구를 사기 시작하면 나중에 다 짐이 된다. 그러면 오히려 사람이 물건에 묶인다. 좁은 방에 거창한 가구를 둬버리면 거기에 맞춰서 생활을 꾸리게 된다. 물건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다만 정말 필요한 것만 사야 하는데 ‘나’를 무시하고 물건을 들이는 건 문제다. 그런 경우가 정말 많다.”

-수납공간이 부족한 원룸에 적합한 가구를 추천한다면

“수납엔 수납장이 최고다. 번듯한 거 하나만 있으면 화장대나 책상도 된다. 6단 수납장을 추천한다. 발을 넣을 수 없어 다리가 불편하긴 해도 가장 유용하다. 방송에선 정은표씨 딸 방을 이걸로 꾸몄다. 서랍 위 칸에는 화장품을 넣고 자주 쓰는 것만 위에 꺼내 놓으면 화장대로도 쓸 수 있다. 6단이면 가로가 120㎝가 넘는데, 한쪽 끝에서는 노트북을 올려놓고 써도 된다. SNS에서 보이는 집은 물건을 어딘가에 다 집어넣어서 예뻐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카페 테이블은 예뻐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 위에 다 물건이 쌓인다. 그러면 테이블로도 쓸 수가 없다. 정리하려고 바구니를 많이들 사는데 바구니는 정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바구니도 물건이다. 바구니를 또 어디 올려놔야 하는데, 그러면 결국 탁상 위에 바구니, 바구니, 바구니가 된다. 바구니를 10개 사느니 제대로 된 수납장을 하나 사서 그 안에 물건을 다 집어넣는 게 맞는다고 본다.”

-가구를 새로 사는 것보단 한 가구를 다양하게 이용하던데

“한 집에서 보통 몇 톤씩 버려진다. 30평 집이면 보통 100ℓ 쓰레기 봉지가 15개 나온다. 나는 환경운동가도 아니고 평소에 환경에 대해 깊게 생각하진 않지만, 우리가 너무 많이 사고 또 많이 버리는 것 같다. 어느 날 문득 무섭더라. 이게 결국 다 우리 아이들에게 돌아올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컨설팅할 때) 새로 사는 건 최소화하려고 한다. 가구도 용도를 바꾸어 이용해 본다. 새로 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나는 그보단 새로운 이용방법을 알려주려고 한다. 사람들도 새 가구를 사는 것보다 새로운 방식으로 쓰는 걸 더 좋아한다. ‘저걸 저렇게도 쓸 수 있나?’ 보는 게 또 재미있지 않나.”

-처음 정리를 시도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스스로 규칙을 정해라. 예를 들면 빨래통을 두는 것이다. 온 집 여기저기에 빨래를 벗어놓으면 나중에 다시 다 주워서 세탁기에 넣어야 한다. 빨래통을 하나 마련해두고 근처로 던지기라도 해라. 꼭 골인을 못 해도 다음에 빨래할 때 그 통 주변만 챙기면 된다. 빨래통이 꼭 세탁실에 있을 필요는 없다. 우리 집엔 아이들 방마다 바구니를 넣어줬다. 화장실 앞에 두는 것도 좋다. 세탁 바구니를 세탁실 옆에 둔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온 가족이 움직이게 되는데, 그러지 말고 바구니를 사람 근처로 옮기면 된다. 사람이 편하게끔 해야 한다.”

-고정관념을 깨라고 거듭 강조한다. ‘정리’에 대한 고정관념엔 또 어떤 게 있나

“호텔식으로 수건 개고 칼각 세우는 게 정리가 아니다. 내가 편하면 된다. 수건을 수건 자리에 두는 게 정리다. 정리하는 데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나는 ‘쓰레기봉투 접는 방법’ 같은 게 제일 싫다. 그런 ‘팁’이 정말 많이 나오는데, 왜 우리가 귀한 시간에 앉아서 쓰레기봉투를 접어야 하나? 필요하면 당연히 알려드리지만, 만약 고객이 정리에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없는 사람이라면 ‘양말 개는 법’ 같은 걸 알려주지는 않는다. 대신 양말을 더 쉽고 편하게 쓸 방법을 전해준다. 물건의 자리를 잡아주는 것이다. 사투리로 ‘그 뭐시라꼬’라고 한다. ‘그게 뭐라고’라는 말이다. 공간을 마련해서 편히 쉬는 게 중요하지 물건에 뭐하러 내 시간을 써야 하나. 물건에 들이는 시간을 줄여서 여유를 만들고, 그걸 누리면 좋겠다.”

-‘나만의 공간’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어디에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누구에게나 제일 편안한 공간이 있다. 꼭 방 하나일 필요도 없다. 창가나 소파, 주방 아일랜드 식탁 끝처럼 ‘힐링 스폿’이 있다. 제일 좋아하는 자리에 좋아하는 물건을 두면 그게 나만의 공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지영 우리집공간컨설팅 대표

-유치원 교사였다는데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시선이 좋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정말 그랬다. 요즘은 방송에 나오니까 대우가 좋아졌지, 얼마 전까지도 한여름에 일하는데 에어컨을 안 틀어주는 사람도 있었다. 고기 눌어붙은 판을 꺼내서 설거지해 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일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게 하고 싶다. 직원들이 ‘신박한 정리’ 덕분에 인식이 좋아졌다고 하더라. 정리도 여자면 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따로 있고 돈 내고 받아야 하는 번듯한 서비스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전국에 저처럼 일하는 많은 분이 더 나은 처우를 받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책이 출간됐는데 간단하게 책 소개를 하자면

“정보를 주면서도 이야기가 있는 책을 쓰고 싶었고, 그러던 차에 출판사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책엔 정리 팁도 많지만, 전체적으로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내 인생을 정리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나는 39살에 전공이나 경력과 전혀 다른 일을 시작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아, 나도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지영 대표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방탄소년단의 공간도 컨설팅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슬쩍 전했다. 그는 “방탄소년단 정말 좋아한다. 그들의 노래에서 힘을 많이 얻는다”며 팬심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팬인 만큼 그들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까 멤버마다 딱 맞게 정리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농담처럼 “연락 기다리겠다”는 말도 남겼다.

박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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