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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다주택 꽃길’ 손본다더니…실거주 빠졌다

행복청, 이전기관 주택 특별공급 제도 개선안 행정예고


내년부터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이전기관 종사자를 위한 특별공급 제도의 문턱이 높아진다. 내년부터는 무주택자에게 특별공급 주택의 50%를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1주택자의 경우 특별공급 당첨시 기존 주택을 매매해야 한다. 특별공급 대상에서 교원이 제외된다. 세종시 특별공급제도가 다주택자를 양산하는 ‘투기 꽃길’이라는 지적에 따른 개선이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의 공무원이 특별공급 대상자인데다 특별공급 받은 아파트에 실거주해야 한다는 강제력은 없어 개선해야할 지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주택자 세종시 특별공급 불가능해져
지난달 29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행정예고한 ‘행복도시 주택 특별공급 세부운영기준 개선안’에 따르면 행복청은 무주택·실수요자 위주의 주택 공급을 위해 특별공급 대상자 자격을 강화하기로 했다.

세종시 특별공급 제도는 이전기관 종사자들에게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제공해 조기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로 출발했다. 그러나 1주택 보유 공무원도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고 실거주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에는 세종시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집을 팔아 상당한 시세차익을 거두는 공무원들의 사례까지 나타나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부동산 시장을 만들겠다는 정부 정책과 불협화음을 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행복청은 우선 내년부터 무주택자에게 특별공급 주택의 50%를 우선 배정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현재는 무주택자든 1주택자든 상관 없이 특별공급으로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다.

또 나머지 물량에서 1주택자가 당첨됐을 경우에는 입주 가능일로부터 6개월 안에 기존 주택을 매매하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분양은 없던 일이 된다.

행복청은 개정안이 시행되면 서울 등에 집을 보유한 상태에서 세종시 특별공급을 받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그동안에는 세종시 내 주택 또는 분양권을 소유하지 않은 1주택 보유 공무원도 특별공급 대상자가 됐다. 1주택 공무원의 경우 1순위가 아닌 2순위 청약이긴 하지만 세종에서는 특별공급 대상자에 비해 특별공급 물량 자체가 많아 당첨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1채 소유하고 있더라도 세종시에서는 청약 당첨 확률이 대폭 올라가기 때문에 다주택자 공무원을 양산하는 제도라는 비판을 받았다.


공무원 특공 비율 줄이고 대상도 줄여

행복청은 또 일반공급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공무원 특별공급 비율을 줄이기로 했다. 기존에는 특별공급 비율이 올해 50%, 내년 40%, 2023년부터는 30%였다. 하지만 이번 제도 개선으로 이전기관 특별공급 물량은 2022년부터 30%, 2023년부터는 20%로 10% 포인트씩 더 줄었다.

또 한 차례라도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았을 경우 신규 이전기관으로 전입하더라도 다시 신청할 수 없게 된다. 현행 행복도시 주택 특별공급 세부운영기준 7조에선 특별공급 대상자 자격을 “1회에 한하여 1세대 1주택 기준으로 공급한다”고만 명시해놨다. 이 때문에 한 공무원이 부처를 옮기며 여러 차례 특별공급을 받는 일을 막을 수 없었다.

특별공급 대상도 줄인다. 신설 유·초·중·고교에 근무하는 교원도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존에는 교원 등 반복적 신설기관 종사자도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았었다. 행복청은 “교원이 이미 행복도시 내 근무 사실을 인지하고 지원했다는 점과 다른 특별공급 대상기관의 신규 채용자나 전입자 역시 지난 1월부터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된 만큼 형평성 문제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의무거주 기간 도입한다더니…여전한 공무원 특혜논란
이번 개정안도 여전히 특혜 논란을 없애기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별공급 대상에서 교원을 제외했지만 대다수 공무원들은 수년간 특별공급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처 이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특별공급 제도를 장기간 존치하는 것 자체가 특혜라는 지적마저 제기된다.

특별공급 받은 아파트에 실거주해야 한다는 제한 규정도 없다. 특별공급을 받은 뒤 세를 주고 서울에서 거주를 하더라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업무보고에서 특별공급에 3~5년의 의무거주 기간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었지만 이번 개정안에도 실거주 요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세종시 정착을 돕겠다는 특별공급 제도의 기본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행복청은 국토교통부와 실거주 요건 등 추가 개선안을 협의해 조만간 주택법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5년인 전매기한도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추가로 강화할 예정이다.

행복청은 이번 제도개선 사항을 10월 중순까지 행정예고하고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다음달 중 규제심사 및 법제처 협의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1일 시행한다는 목표다. 행복청 관계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특별공급제도를 합리적으로 운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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