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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토론 ‘두 가지’ 발언, 미국을 떨게 만들다

트럼프, 백인 우월주의 두둔·대선 불복 시사
트럼프, 백인 폭력조직에 “물러서서 대기하라”
트럼프 “나를 찍은 투표용지 휴지통에 버려져”
백인 우월주의 폭력 증가·대선 불복 현실화 불안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에서 열린 첫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간의 첫 TV토론은 역사상 최악의 TV토론으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내놓은 막말은 미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미국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고 미국 언론들은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첫 TV토론은 미국 대선의 가장 큰 위협이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 미국 대선의 더 큰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들이 크게 우려하면서 비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TV토론 발언은 두 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적인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를 두둔했으며 이번 미국 대선 결과에 승복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확대 실시될 우편투표가 부정선거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거듭 펼쳤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에 투표한 투표용지는 휴지통에서 발견됐다”면서 “민주당 지역엔 두 장의 투표용지가 보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AP통신과 NBC방송 등 거의 모든 미국 언론은 이 발언이 “근거가 없는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대선 전후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폭력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대선 불복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이 대혼돈에 빠져들 위험도 크다. 다음은 논란이 된 트럼프 대통령의 TV토론 발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첫 TV토론 장면. 신화사·뉴시스

장면 1. 트럼프, 백인 우월주의자 폭력조직에 “물러서서 대기하라”

크리스 월러스(진행자): 당신(트럼프)은 바이든이 ‘안티파(Antifa·극좌 무장조직)’와 다른 극좌 그룹을 분명하게 비난하지 않는다고 계속적으로 비판해왔다. 오늘밤, 당신(트럼프)은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백인) 민병대 그룹을 비난할 용의가 있는가?

트럼프 대통령: 물론 (비난)할 수 있다.…내가 보는 거의 모든 것(폭력적인 행동)은 좌파에서 나오는 것이지, 우파가 아니다. 나는 어떤 것이라도 할 용의가 있다. 나는 평화를 보기를 원한다.

월러스: 좋다, 그렇게 해달라.
바이든 후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그것을 말하라. 그렇게 하라.

트럼프: 당신은 내가 비난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이름을 알려 달라.
월러스: 백인 우월주의자와 백인 민병대.

트럼프: 좋다.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극우 백인 우월주의 폭력조직), 물러서서 대기하라(stand back and stand by). 그러나 (폭력적인 것은) 우파의 문제가 아니라 좌파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안티파와 좌파에 대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

바이든: 그(트럼프)의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백인 우월주의자와 달리, 안티파는 이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오, 농담하고 있네.
바이든: 안티파는 민병대가 아니다. 그것이 그(트럼프)의 FBI 국장이 말한 것이다.
트럼프: 그(FBI 국장)은 틀렸다. 안티파는 나쁘다.

사회자 월러스가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과거 이력으로 주제를 옮기면서 이 설전은 끝이 났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에서 열린 첫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장면 2. 트럼프 “나를 찍은 우편투표 용지, 휴지통에 버려져”

트럼프: 투표에 관한 한 이것은 재앙이다. (우편투표로) 수백만 장의 투표용지가 미국 전국으로 발송되고 있다. 그들은 개울가에서 투표용지를 발견했다. 며칠 전 트럼프 이름에 투표한 일부 투표용지가 휴지통에서 발견됐다. 그들은 민주당 (우세) 지역엔 두 장의 투표용지를 보낸다. 모든 사람이 두 장의 투표용지를 갖는다. 여러분이 지금껏 보지 못한 사기선거가 이뤄질 것이다.……당신은 지금 일어나는 일을 아는가. 웨스트버지니아주를 보자. 우편집배원이 투표용지를 판매하고 있다. 그것(투표용지)들이 팔리고 있다. 그것들이 강에 버려지고 있다. 이것은 미국에 일어나는 끔찍한 일이다.

월러스: 우편투표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대선 당일 밤에 승자를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그것(대선 승패)은 며칠이 걸릴 수도 있고, 몇 주가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나는 내 지지자들에게 투표장에 가서 매우 주의 깊게 지켜 볼 것을 촉구하고 있다.

월러스: 대선 결과가 독립적으로 증명될 때까지 승리를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할 수 있나.

바이든: 그(트럼프)는 자신이 무엇에 대해 말하는지 모른다. 나는 결과를 승복할 것이라고, 그(트럼프)도 그럴 것이다. 모든 투표용지가 집계된 이후 승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그것으로 끝이다. 내가 그것(대선 승자)이라면 좋고, 그것(대선 승자)이 아니어도 나는 결과에 승복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민주당원의 대통령이 아니라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의 대통령이 될 것이다.

트럼프: 나는 대선 투표가 공정하게 집계되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

이번 대선의 공정성과 우편투표 문제에 대한 논의를 끝으로 첫 TV토론이 끝났다.

백인 우월주의 폭력조직 ‘프라우즈 보이즈’ 회원들이 지난 9월 7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의 주도인 세이럼의 주의회 청사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AP뉴시스

백인 폭력조직 ‘프라우드 보이즈’, 트럼프 발언에 축하 분위기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자를 두둔하고 대선 불복을 시사한 것은 큰 충격파를 던졌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폭력과 대선 불복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향후 미국 대선전에서 핵심 쟁점으로 불붙을 가능성이 크다.

백인 우월주의 폭력조직인 ‘프라우드 보이즈’가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서서 대기하라”고 말한 직후 이 발언이 포함된 새로운 로고를 공유하며 축하하는 분위기였다고 의회전문지 ‘더힐’이 보도한 것은 불길한 대목이다.

공화당 전략가인 알렉스 코넌트는 AP통신에 “트럼프는 이 게임에서 바이든을 때려 눕혀야 했는데, 오히려 부동층 유권자들에게 그들이 왜 트럼프에 등을 돌렸는지를 상기시켰다”고 안타까워했다.

백인 우월주의자를 두둔한 발언에 대해선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캇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자의 질문에 잘못 말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는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를 문제 삼아 대선 불복 입장을 고수한 것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물론 늦은 배송이나 투표용지 분실 등 우편투표 자체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하지만 NBC방송은 “우편투표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대부분 거짓이거나 어떤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투표용지가 개울이나 휴지통에 버려지거나 민주당 우세지역에 2장의 투표용지가 보내진다는 주장 등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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