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인 우리 누나 죽게 한 학부모” 청원 화르르

기사와 무관한 사진. 오른쪽은 피해자 동생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게티이미지뱅크, 청원 페이지 캡처

아동학대를 하지 않았는데도 보호자들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한 세종시 보육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누나에게 누명을 씌운 학부모에게 강력한 처벌을 내려 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5일 게시됐다.

보육교사의 동생이라는 A씨는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부모 B씨(37) 등은 어린이집 안팎에서 제 누나가 아동학대를 했다며 다른 학부모뿐만 아니라 어린이집이 있는 아파트 단지 주민과 인근 병원 관계자에게까지 거짓말을 했다”며 “누나의 생계를 끊을 목적으로 시청에 계속 민원을 제기하고 어린이집의 정상적인 보육 업무를 방해했다”고 적었다.

앞서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하던 C씨는 2018년 11월부터 아동학대 피해를 주장하는 B씨 등의 폭행, 모욕에 시달렸다. 1년6개월 넘게 피해를 당하던 C씨는 끝내 지난 6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청원에서 어린이집 내 CCTV 녹화 영상 등을 통해 아동학대가 없었다는 점이 확인되고,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도 학대가 없다는 소견을 냈는데 B씨 등이 자신의 누나를 벼랑 끝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실제 B씨의 고소로 이뤄진 C씨의 아동학대 혐의 수사는 혐의없음으로 마무리됐다. 반면 시청에서는 B씨 등의 민원에 따라 현장 조사를 반복했다고 한다.

A씨는 “이 일로 우울증을 앓았던 누나는 일자리를 그만뒀고 심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며 “피를 말리듯 악랄하게 괴롭히고 누나의 숨통을 조여온 것”이라고 말했다.

B씨 등은 업무방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7일 각각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C씨를 찾아와 15분간 “웃는 게 역겹다” “미친X” “시집가서 너 같은 XX 낳아서” 등의 폭언을 퍼부으며 수차례 손으로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애초 검찰은 벌금 100~200만원에 약식기소했으나 B씨 등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가 벌금 액수만 늘어났다. 대전지법 형사7단독 백승준 판사는 “징역형으로 엄중히 처벌하는 게 마땅해 보이는데 검찰이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약식명령의 형(벌금형)보다 더 무거운 형 종류로 변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B씨 등은 이같은 판결에도 불복해 항소했다. 청원인은 이와 관련 “가해자들은 유족이나 어린이집 원장에게 사과 한번 한 적이 없다”며 “(되레) 사법기관의 처벌을 비웃는 듯한 이야기를 했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어머니는 금쪽같던 딸을 잃고도 누구에게도 함부로 말 못 하고 속만 끓였다”면서 “가해자들을 강력하게 처벌하는 한편 이와 같은 억울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간청했다.

이날 오전 등록된 청원은 오후 3시45분 기준 1만7880명의 동의를 얻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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