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독감보다 덜 치명적” 엉터리 탄로난 트럼프 트윗

다섯 시즌 누적 독감 사망자 17만8000명
한 시즌 코로나19 사망자 21만명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했다가 완치되지 않은 상태로 퇴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듭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축소하는 발언을 내놓자 미국 언론이 팩트체크에 나섰다.

백악관으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가 독감보다 덜 치명적’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독감 시즌이 오고 있다! 매년 많은 이들이, 때로는 10만명 이상이 백신이 있는데도 독감으로 죽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나라를 폐쇄할 텐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독감보다) 훨씬 덜 치명적인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있듯 독감과 사는 법도 배워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 그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도록 두지 말라”고 발언한 지 하루 만에 또다시 전염병 사태를 과소평가하는 발언을 내놓자 미 언론들은 일제히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CNN방송은 미국에서 지난 5년간 독감 시즌에 독감에 걸려 숨진 사람을 합친 수보다 더 많은 이들이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추정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간 독감으로 숨지는 사람은 2019~2020년 독감 시즌 2만2000명, 2018~2019년 3만4000명, 2017~2018년 6만1000명, 2016~2017년 3만8000명, 2015~2016년 2만3000명, 2014~2015년 5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5년치 독감 시즌을 모두 더하면 약 17만8000명의 미국인이 독감으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CNN은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를 인용해 지난 2월 29일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지 7개월 만에 약 21만명의 미국인이 이 전염병으로 숨졌다고 지적했다. 7개월이면 매해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이어지는 통상적인 독감 시즌과 비슷한 수준의 기간이다. 다섯 시즌 동안 누적된 독감 사망자 수보다 3만명 가까이 많은 사망자가 코로나19 단일 시즌에 발생한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같은 통계 수치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연간 독감 사망자 수치를 부풀렸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만명 이상이 독감으로 숨진 해도 있었다고 했지만 CDC 자료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가장 많은 독감 사망자가 발생한 시즌은 2017~2018년으로 약 6만1000명이었다. 매해 평균으로는 3만6000명 이하의 미국인이 독감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이미 코로나19가 계절성 독감에 비해 특히 노령층에서 더 강력한 살인자라는 것이 입증됐고, 감염된 젊은이들의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징후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바이러스의 위협을 축소하려 했고, 초당적 비난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논란이 커지자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의 글이 코로나19 가짜뉴스에 대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삭제 조치했다. 트위터는 트럼프의 트윗글을 삭제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 전파’에 대한 자사 규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글에 달았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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