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띄운 ‘김여정 위임통치설’, 북미회담 위한 밑밥?

日요미우리 “한국 정부, 미국 대선 전 ‘김여정 방미’ 주선했다”
우리 외교부 “사실 아니다” 부인


한국 정부가 11월 미국 대선 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방미(訪美)를 주선하려 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7일 보도했다. 우리 외교부는 즉각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요미우리는 이날 복수의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해 문재인정부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미 대선 직전 미국과 북한 사이 정상급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가 김 제1부부장 방미 카드를 미 대선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깜짝쇼)’로 제시하며 미국 측을 설득하려 했다는 것이다.

북측에는 대선 레이스에서 고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에서 점수를 따도록 돕는다면 북한에도 향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당초에는 정상 간 대담한 결단이 가능한 ‘톱다운’ 방식이 검토됐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노 딜’ 실패로 끝난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과 같은 모습이 재연될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치적 권위를 추락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김 위원장을 대리할 무게감 있는 인물을 찾아 나섰다.

이 같은 맥락에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이 대리자로 떠올랐다. 지명도가 높고 북한내 권력기반도 탄탄한 김 제1부부장이라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회담 상대가 될 수 있다고 한국 정부가 판단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요미우리에 한국 국가정보원이 지난 8월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제1부부장 위임통치설’을 언급한 것을 ‘김여정 방미’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의 위상을 높여 그의 방미에 무게감을 실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이에 따라 폼페이오 장관의 한국 방문 일정도 보류되면서 한국 정부의 구상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한국 정부로서는 지난 7~8일로 예정됐던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을 김 제1부부장 방미를 위한 최종 조율의 기회로 여겼으나 방한 취소로 사실상 양측 협의는 마감 시한을 넘겼다는 분석이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요미우리 보도에 대해 “외교부로서는 아는 바가 없고 사실도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