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트럼프, 경기부양책 협상 중단… 파월 “파국 맞을 수도”

경기부양책은 대선 뒤로 미뤄
민생보다 연방대법관 이슈에 집중할듯
CNN “수백만 미국인 고통받을 것”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퇴원한 지 하루 만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과의 경기부양안 협상을 전격 중단시켰다. 대선을 앞두고 민생을 챙기기보다는 연방대법관 지명을 둘러싼 민주당과의 기 싸움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경기부양안 협상을 대선일 이후로 미루라고 지시했다”며 “내가 선거에서 승리하는 즉시 대규모 부양책을 통과시키겠다”고 발표했다.

WSJ는 “트럼프의 이같은 결정은 월가는 물론 공화당과 민주당 양쪽을 모두 당황하게 했다”면서 “1조 달러 규모 부양책을 놓고 오랜 기간 협상을 벌여온 양당의 노력을 허사로 돌렸다”고 비판했다.

미 의회에서는 지난 수 개월간 추가 부양안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며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던 분위기였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에게 시간을 끌지 말고 나의 놀라운 연방대법관 지명자 에이미 코니 배럿 지명에 완전히 초점을 맞춰 달라고 요청했다”고 적었다.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부양안 협상 중단 발표는 대선 전 이슈를 보수대법관 임명으로 완전히 돌리며 민주당과의 협상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법원 판사를 지명했지만 민주당의 반발에 부딪혀 임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법관 인준 표결권을 가진 상원 법사위는 22명으로 구성된다. 그중 공화당이 12석을 가졌지만 문제는 2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 측에서 배럿 지명자 임명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정족수 미달로 인한 인준 실패라는 결과도 나올 수 있다. 가령 민주당 법사위원이 1명만 출석할 경우 공화당 법사위원 전원이 출석해도 출석 인원이 과반을 넘지 못한다.

공화당은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화상 출석’을 출석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련 규정에 의원의 현장 참석이 필수적이라고 명시돼 있기에 실제 추진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부양안 협상 중단 소식에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34%, 스탠더드앤푸어스(S&P)지수는 1.40%, 나스닥 지수는 1.57% 떨어졌다.

미국 언론은 부양책 마련이 대선 뒤로 미뤄지며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는 수백만 미국인이 더 고통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CNN방송은 “협상 중단 결정은 여전히 한 세기에 한 번 올까말까한 세계적 유행병의 영향으로 고통받고 있는 미국인들에 중대한 타격이며 경기 회복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추가 부양책이 없을 경우 미국 경제가 파국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미국실물경제협회 연례회의 강연에서 “충분하지 못한 재정 지원은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미국 경제에 불필요한 고통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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