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길, 날 잊을 만큼” 짜장이 보호자는 펑펑 울었다 [개st하우스]


추석 연휴가 한창이던 지난 2일, 안락사를 단 하루 남기고 구조됐던 아기 강아지 짜장이가 2개월의 임시 보호 기간을 마치고 입양자의 품에 안겼습니다. (국민일보 8월 29일 보도 “이렇게 귀여운데…3일 뒤 안락사예요ㅠㅠ”)

4kg 남짓한 짜장이를 구하기 위해 그간 많은 시민이 힘을 보탰습니다. 죽음의 카운트다운이 일상인 동물보호소에서 짜장이를 꺼내준 시민, 2개월간 돌보고 400km 떨어진 입양처로 데려온 임시보호자(임보자), 마지막으로 짜장이의 평생 가족이 되어준 입양자가 있었습니다.

행복을 찾아 먼 길을 달려온 짜장이의 마지막 여정, 최종 입양 날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400km를 달려 도착한 보금자리

지난 2일 오전 7시. 늦잠꾸러기 짜장이는 등을 어루만지는 임보자의 손길에 눈을 떴고, 졸린 눈을 비비며 동네 공원을 산책했습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아침 일상은 짜장이와 임보자의 마지막 산책이었습니다. 짜장이는 지난 9월부터 추석만을 기다렸습니다. 평소에는 전남 목포(임시보호처)~경기 김포시(입양처)까지 편도 400km를 오갈 수 없어서 긴 추석 연휴에 이동한 겁니다.

감각이 예민한 반려동물들은 대개 비행기, 차멀미에 시달립니다. 그래서 입양 전날부터 사료와 물을 먹지 말아야 하죠. 평소 차멀미가 심한 짜장이도 4시간 넘게 KTX, 취재차량을 타느라 기진맥진했는데요. 행복한 입양을 위해서라면 힘들어도 견뎌야 하는 과정입니다.


"조금만 더 힘내렴" 차멀미를 하느라 기진맥진한 짜장이 모습.

그렇게 1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은 경기 김포시의 입양처. 넓은 황금빛 들판과 100평 넘는 마당에서 입양자 부부가 짜장이를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두 언니 개와의 만남

견공들은 낯선 개의 방문을 즐기지 않습니다. 입양자 부부는 이미 1년째 두 마리의 암컷 개를 기르고 있는데, 만약 언니들이 텃세를 부린다면 짜장이의 입양은 취소될지도 모릅니다. 취재진과 입양자가 제일 걱정했던 점이죠.

“나리야, 달래야 예쁜 동생이 왔어. 동생.”


"언니들 안녕하세요..." 짜장이가 긴장한 듯 꼬리를 다리 사이로 숨겼다.

분리해둔 견사 문을 열자 나리와 달래가 짜장이에게 달려갑니다. 언니들은 짜장이를 뱅뱅 돌며 이리저리 킁킁 대다가 으르렁댔고, 짜장이도 긴장했는지 다리 사이로 꼬리를 말아 넣었습니다.

“짜장이가 너무 겁먹었어요. 이거 괜찮을까요?”

낯선 강아지들도 친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죠. 취재진은 짜장이와 두 언니를 데리고 주변 산책에 나섰습니다. 견공들끼리 유대감을 쌓는 데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함께 달리는 ‘평행 산책’만한 것이 없거든요.


황금빛 가을 들판을 30분 정도 누비면서 세 마리는 금세 친해졌습니다. 소심할 것 같던 짜장이가 오히려 언니들의 엉덩이를 살살 물러 다니고, 상냥한 언니들은 사방팔방 도망 다니면서 사이좋게 술래잡기를 즐겼죠. 흐뭇하게 바라보던 임보자가 속마음을 털어놓습니다.

“짜장이가 눈칫밥 먹을 줄 알았는데 너무 다행이에요.”

"유튜브에서 봤어. 네가 짜장이구나~" 동네 진돗개들과도 금세 친해진 짜장이. 타고난 친화력이 뛰어나다.

“행복해야 해, 날 잊을 만큼”…마지막 인사

주변 환경조사를 마치고 임보자와 입양자 부부는 입양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입양신청서에는 ▲예방접종 등 필수 의료절차를 짜장이에게 제공할 것 ▲산책 시 가슴 줄을 착용할 것 ▲아이가 싫어하므로 함부로 안아주지 말 것 ▲근황 사진·영상을 수시로 보내줄 것 ▲짜장이가 적응에 실패할 경우 양육권은 임보자에게 돌아간다는 등 5가지 조건이 적혀있습니다.


짜장이가 지낼 숙소를 꼼꼼하게 점검하는 임보자. 왠만한 아파트 베란다 크기의 넓이에 추위를 대비한 온수 난방장치도 달려 있다.

사람 아이를 입양 보내듯 임보자와 입양자는 꼼꼼하게 짜장이의 관찰일지와 입양신청서를 둘러봤습니다. 아차, 입양자 부부는 신청서에 제일 중요한 한 줄이 빠졌다면서 단단히 약속했습니다.

“저희 입양자는 짜장이의 생이 끝날 때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그동안 정이 너무 많이 들었나 봐요. 두 달간 짜장이를 돌봤던 임시보호자는 서명하던 도중 결국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 짜장이 잘 돌봐주세요.”
“적응 못 하면 말해주세요. 언제든 짜장이를 데리러 올게요.”

지난 2달 동안 짜장이를 돌봤던 김윤정씨는 입양 서류를 작성하던 도중 눈물을 흘렸다. 중학교 교사인 김씨는 사람의 손길이 낯선 짜장이를 2달 동안 최선을 다해 돌봤다.

대문 밖을 향하는 일행의 등 뒤로 짜장이의 ‘낑낑’거리는 소리가 울렸고 임보자는 떠나는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 심정을 누가 위로할 수 있을까요. 임보자도 짜장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습니다.

“행복해야 해, 날 잊을 만큼 행복해야 해.”

눈물 흘리는 윤정씨를 남동생이 부축하는 모습. 떠나는 윤정씨의 등 뒤로 짜장이도 오랫동안 울었다.

"우리 짜장이 잘 지내요. 걱정 마세요!" 입양 5일 뒤 박인수씨가 보내온 사진. 짜장이는 언니 개들과 잘 어울리고 밥도 하루 2번씩 잘 먹고 있다.

위기의 순간에서 행복한 입양 날까지 짜장이의 생생한 모습이 궁금하다면 유튜브 개st하우스에 놀러 오세요. 동물들이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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