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승리 확률 70% 보고에 ‘트럼프 손절’ 준비하는 영국

물밑서 바이든과의 유대관계 구축 위해 애쓰는 영 각료들
존슨 총리의 ‘트럼프 절친’ 이미지에 노심초사


영국 정부가 미국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측과 유대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시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전부터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왔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이기에 이례적인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영국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더선데이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영국 존슨 내각의 각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낮게 전망하면서 바이든 후보 측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존슨 총리의 최측근으로 내각 실세인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보좌관도 각료들에게 은밀히 트럼프 행정부와 거리를 유지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총리실은 지난달 비공개 여론조사와 컴퓨터 모델링 등을 통해 바이든 후보의 미 대선 승리 가능성이 70% 이상이라는 문서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고 이후에도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면서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은 85% 이상으로 높아진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더선데이타임스에 “총리실은 이제 트럼프를 단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각료들은 바이든 후보가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영국이 미국으로부터 냉대를 받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서로를 자주 추켜세우며 친밀한 관계를 과시해온 만큼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존슨 내각으로 괜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 영국 외교관들은 자국 정부에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영국보다는 유럽연합(EU)을 우선시할 것으로 예측하는 내용의 전보를 보내기도 했다. 미국 민주당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현재 브렉시트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미국과의 양자 무역협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영국으로서는 비보다.

이 같은 우려 속에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물론이고 바이든 후보의 측근들까지 만나 대화를 나눴다. 캐런 피어스 주미 영국대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 임명이 유력시되는 바이든 측근 인사들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직위는 미국의 대외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중대한 자리다.

다만 바이든 후보 측은 트럼프캠프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와 접촉해 미 대선 외세 개입 논란을 일으켰던 만큼 다른 나라 외교관들과의 만남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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