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 늘자 발전사 구매손실도 ‘눈덩이’

한전 산하 4개 발전사 5년간 구매손실만 1766억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 확대 정책이 한국전력공사 산하의 발전사 재무에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의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고도 비용 정산 방식 등의 문제로 한전 산하 발전사 4곳이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서부발전, 남부발전, 중부발전, 동서발전 등 한전 산하 4개 발전사가 15일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에게 제출한 재무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4개 발전사의 신재생에너지 구매손실 규모는 1766억원에 달했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에 따라 한전 산하 발전사들은 발전량의 일정량 이상을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게 돼 있다. 올해는 전체 발전량의 7%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발전사가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 사업자들에게 돈을 주고 전력을 구매한다.

발전사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구매한 전력만큼 에너지공단으로부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를 공급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받는다. 일종의 영수증이다. 전력 1㎿h당 1REC를 받는 식이다. 발전사가 의무 이행량을 달성하고 나면 다음 해 2월에 한전으로부터 의무이행비용을 정산받는데 이때 REC를 기준으로 금액을 책정한다. 전력거래소 비용평가위원회가 개별 발전사의 REC를 바탕으로 정산가격을 결정한다.

문제는 정산 시점의 REC 가격을 기준으로 정산가격이 산정되다 보니 실제 발전사가 구매했을 때 비용과 차이도 크고 해마다 들쭉날쭉하다는 점이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신재생 발전량이 늘수록 REC 개별 가격이 내려가다 보니 발전사의 구매손실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RPS 의무비율을 내년과 내후년에 각각 9%, 10%로 기존 계획보다 1%포인트씩 높이는 내용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및 전기사업법 개정을 이달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발전사들의 재무구조 악화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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