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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도 기꺼이…” 굿즈에 지갑 여는 MZ세대 겨냥한 ‘굿즈 마케팅’ 활발

하이트진로가 서울 성수동에 오픈한 국내 최초 주류캐릭터 샵 '두껍상회'. 하이트진로 제공

한정판 ‘굿즈’를 손에 넣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모습은 이제 특이하지 않은 풍경이 됐다. 스타벅스 굿즈가 아니라도 각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잘 담겨 예쁘기만 하다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스타벅스 레디백을 받는데 성공한 직장인 최모(25)씨는 “레디백을 받기 위해 타 지역까지 가서 오전 6시부터 한시간을 기다렸다. 실용성 있는데다 한정판이다보니 너무 갖고 싶었는데 결국 손에 넣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MZ세대는 굿즈 소비에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매우 열정적이다. 15일 알바천국에 따르면 1698명의 1020세대 중 74.4%가 굿즈 소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67.3%는 ‘굿즈 때문에 예정에 없던 소비도 해봤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몬과 잡코리아가 밀레니얼 세대 21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50.2%가 ‘굿즈 구매를 위해 오픈런 등 시간적 투자를 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스타벅스가 여름에 출시한 '서머 레디백' 2종. 스타벅스 제공

굿즈 대란의 원조인 스타벅스는 매년 여름·겨울마다 프리퀀시 이벤트를 진행해 충성고객층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5월 ‘아메리카노 300잔’ 사태까지 벌어지며 화제가 됐던 ‘레디백’의 경우 중고거래도 활발했다. 지난 5~8월간 번개장터에서 스타벅스 레디백 관련 검색량만 25만회에 달할 정도다. 이외에도 할리스커피가 출시했던 ‘멀티 폴딩카트’도 줄서기와 품절 사태가 이어졌다. 5분 품절 사태를 일으켰던 ‘참이슬 백팩’은 재판매에 이어 지난 8월 ‘두껍상회’ 팝업스토어로까지 연결됐다. 참이슬 백팩을 포함한 하이트진로 굿즈 40여종을 볼 수 있는 두껍상회엔 지난 14일까지 8000여명이 다녀갔다.

최근 매일유업이 '본챔스'와 협업해 출시한 굿즈. 매일유업 제공

유통업계는 이색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굿즈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등 SNS로 자신을 표현하길 즐기고 ‘나만 갖고 있는’ 한정판에 가치를 부여하는 MZ세대의 성향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굿즈 전성시대’라 불려도 부족하지 않을 올 상반기를 지난 탓에 기존에 굿즈를 출시하지 않았던 브랜드들도 이번 하반기에 대거 굿즈 전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장수 브랜드가 많아 올드한 이미지가 강한 식품업계가 굿즈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대상에서 조미료 브랜드 '미원'의 4종 굿즈를 출시했다. 대상 제공

대상은 지난 13일 조미료 브랜드 ‘미원’ 굿즈 4종을 출시하고 무신사에 입점했다. 양말, 버킷햇, 스웨트 셔츠, 무릎담요 등 실용도가 높은 상품으로 구성했다. 매일유업은 지난달 캐주얼브랜드 ‘본챔스’와 함께 협업 에디션을 출시했다. 1970년대에 판매했던 우유 제품 디자인 등을 활용해 레트로 감성을 입힌 16가지의 상품(후드, 맨투맨, 스마트폰 케이스 등)을 제작했다. 정식품은 ‘베지밀 레트로 컵’을 출시해 MZ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오뚜기는 최근 오뚜기스프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국내 최초의 스프인 ‘산타스프’ 패키지의 느낌을 살린 굿즈를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팬덤 문화에 익숙하고, 특이하고 재미난 것들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즐기는 MZ세대의 성향과 굿즈 마케팅이 잘 맞아떨어져 흥행을 거듭하는 것이라 분석한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들은 경험의 가치를 높이 사기 때문에 자신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아낌없이 소비한다”며 “한정판 굿즈로 자신을 표현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MZ세대의 성향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MZ세대가 굿즈에 열광하고 있는 만큼 이런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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