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이 20만원 입양’ 글 올린 미혼모 “진심으로 반성”

지난 16일 제주지역 한 온라인 중고물품 거래 앱에 게시된 '아이 입양 글' 캡처

‘물품 거래 앱’에 젖먹이 입양 글을 올린 엄마가 원치 않은 임신으로 아기를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육체적으로 힘이 들고 정신적으로도 두려움과 스트레스가 큰 상태에서 해당 글을 올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중고 물품 거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20만원의 판매금액과 함께 자신이 낳은 젖먹이를 입양 보내겠다는 글을 올린 미혼모 A씨를 대상으로 1차 조사를 진행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기 아빠가 현재 없는 상태로 아이를 낳은 후 미혼모센터에서 아기를 입양 보내는 절차 상담을 받게 돼 화가 났다. 그래서 (중고물품 거래 애플리케이션에) 해당 글을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나이가 많지 않고 원치 않게 임신을 하고 예정일보다 앞서 갑작스럽게 출산까지 한 상황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며 “A씨가 중고 거래 앱에 올린 행동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고 그 외에는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출산이 아니며 경제적으로도 딱한 상황이어서 1차 진술만으로 사건 실체를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6일 오후 한 중고물품 거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20만원의 판매금액과 함께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되어있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불에 싸인 아이 모습이 담긴 두 장의 사진도 첨부했다.

경찰은 A씨가 해당 게시글에 ‘36주 아이’라고 작성했지만 실제로 지난 13일 제주시의 한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낳은 것으로 조사했다. 아기를 낳고 사흘 뒤인 지난 16일 도내 한 산후조리원에 입소해 첫날 해당 게시글을 올렸다.

아이 엄마는 직업이 없는 상태로 출산을 했고 부모가 제주에 살고 있지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 아빠 역시 아이를 양육할 여건이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A씨는 해당 게시글을 본 다른 이용자가 입양을 보내려는 이유를 묻자 “아이 아빠가 곁에 없어 혼자 키우기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만 A씨가 아기를 입양 보내는 조건으로 20만원의 돈을 받겠다고 한 점 등을 토대로 A씨가 산후조리원을 퇴소하면 아동복지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수사와 별개로 유관 기관의 협조를 얻어 영아와 산모를 지원할 방안을 찾고 있다.

A씨는 현재 산후조리원에 있으며 퇴소 후에는 미혼모 시설에 갈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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