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너무 힘들어요” 택배기사, 나흘 뒤 사망

올해 들어 숨진 택배 노동자만 10명


30대 택배 노동자가 “너무 힘들다”는 내용의 문자를 남긴 뒤 나흘 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택배 노동자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올해 들어 10명의 택배 노동자가 숨졌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한진택배 서울 동대문지사에서 근무하던 김모(36)씨는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택배노조는 “김씨가 심야, 새벽까지 많게는 하루 400개 이상의 물량을 배송했다. 한진택배는 CJ대한통운보다 한 명당 맡는 구역이 넓어 체감 물량은 2~3배”라며 “‘일이 끝나면 새벽 5시’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고 밝혔다. 과로가 사망 원인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택배노조가 18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생전 김씨의 문자메시지는 새벽 4시28분에 작성됐다. 그는 “오늘 180개 들고 다 치지도(처리하지도) 못하고 가고 있다. 집에 가면 5시,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또 물건 정리해야 한다”며 “어제도 2시에 집에 도착했다. 너무 힘들다”고 했다.

한진택배는 김씨가 과로가 아닌 평소 지병 때문에 숨졌다고 주장한다. 한진택배 측은 “김씨의 평소 배달량은 하루 200상자 정도로 동료들보다 적은 편”이라며 “국과수 부검 결과 평소 지병(심장혈관장애)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했다.

지난 8일에는 서울 강북구에서 일하던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원종(48)씨가 업무 도중 호흡 곤란으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지난 12일에는 경북 칠곡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 20대 A씨가 집에서 숨졌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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