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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펭수기저귀’까지…67명이 2만3802건 상표 출원

1인당 평균 355건 상표 출원

EBS 인기캐릭터 '펭수'의 모습. 펭수 인스타그램 캡처

A씨는 해외 유명상표를 모방해 상표 출원·등록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다. 일본 유명 상표를 모방해 국내에 상표를 다수 출원한 후 병행수입업자가 나타나면 협박해 합의금을 받았다. 합의금 액수로 많게는 6000만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EBS가 인기 캐릭터 ‘펭수’의 상표권을 등록하지 않는 동안 펭수와 관계없는 이들이 펭수뿐 아니라 화장품, 기저귀 등 40여 펭수와 관련한 상표를 출원하기도 했다. ‘보겸TV’ ‘보람튜브’ 등 유명 유튜브 채널 명칭 역시 상표 선점 행위의 주요 대상이 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특허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악의적 상표선점 행위 의심자 수가 67명에 달하며 이들 1인당 평균 355건 상표를 출원해 전체 2만3802건 상표를 출원했다고 20일 밝혔다.

특허청은 타인이 사용 중인 상호를 상표로 선점해 타인에게 팔거나 합의금 또는 사용료를 요구하는 행위를 ‘악의적 상표선점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대표적 유형으로는 TV 프로그램이나 연예그룹 명칭을 선점하는 행위가 있다.

B씨는 아이돌그룹 ‘소녀시대’가 2007년 데뷔한 직후 2000여개 상품을 출연해 구설에 올랐다. 방송 프로그램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가 유명해지자 어김없이 상표권 신청이 특허청으로 쇄도했다. 펭수도 제3자가 먼저 상표를 출원했다가 지탄을 받자 출원을 취하하기도 했다.

국내외 유명 상표를 교묘히 모방해 출원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례로 ‘루이뷔똥 직물지 무늬’ ‘에르메스 생수’ ‘쇼핑물닷컴’ ‘다음카카오’ 같이 기존 상표나 기존 상표를 약간씩 변형해 상표를 출원하는 경우였다. 식당과 호프집 등 지역 영세 상인이 사용하는 미등록 상호를 출원해 사용료를 내라며 협박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이 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특정인이 모방한 상표를 지속적으로 출원할 경우 의심자로 관리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피해 신고사이트를 운영해 피해자와 상담도 진행한다.

상표법은 선출원 주의를 따르기에 먼저 출원한 사람이 등록받을 수 있다. 다만 상표법 99조 ‘선사용에 따른 상표를 계속 사용할 권리’에 따라 타인의 등록상표 출원일보다 먼저 사용함을 밝히면 선사용권자로서 상호 등을 계속 사용할 권리를 지킬 수 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김정재 의원실 제공

김 의원은 “최근 경북 포항 덮죽집 메뉴를 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표절하는 등 제도를 악용해 소상공인의 소중한 상표를 악의적으로 선점하는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특허청은 악의적인 상표 출원인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소상공인의 권리를 보호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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