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우치는 재앙”…감염병 전문가들 겨냥해선 “멍청이들”

트럼프 “사람들, 파우치와 멍청이들 얘기에 진절머리”
“트럼프 감염 놀라지 않았다” 파우치 발언에 격분한 듯
트럼프의 파우치 공격, 대선에 도움 안 될 것 분석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지난 9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했던 모습. 파우치 소장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는 우리를 안전하게 만든다’는 글귀가 쓰인 마스크를 쓰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재앙(disaster)”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미국 최고의 감염병 전문가인 파우치 소장은 미국 내에서 존경과 인기를 받는 인물이라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은 공화·민주당 양당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면서 AP통신은 일관된 메시지 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감염 급증, 파우치 소장 등 전문가들에 대한 공격은 대선 막판 지지기반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선거캠프 참모들과 전화 회의에서 “사람들은 파우치와 이 모든 멍청이들(idiots)의 얘기를 듣는데 진절머리를 낸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파우치 소장을 겨냥해 “그가 TV에 매번 나올 때마다 항상 폭탄이 있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내가 그를 해고하면 가장 큰 폭탄이 있다”면서 “그러나 파우치는 재앙”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의 조언에 따랐다면 미국의 사망자는 지금 70만명∼80만명에 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22만명을 넘었고, 확진자 수는 82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프레스콧의 지역 공항에서 대선 유세 연설을 마친 뒤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춤을 추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파우치는 여기에 500년 이상 있었다”면서 “그는 ‘모든 사람들이 틀렸다’고 말했다”고 인신공격을 했다. 파우치 소장이 1984년 11월 이후 36년 동안 NIAID 소장을 지낸 것을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위터 글을 통해서도 “파우치 박사는 ‘우리가 그의 방송 출연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나는 어젯밤 CBC방송의 ‘60분’에서도 그를 봤다”면서 “그는 위대한 밥 호프(2003년에 숨진 미국의 전설적인 코미디언) 이후로 TV에 가장 많이 출연한 사람으로 보인다”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파우치에게 좋은 결정을 내려줄 것을 부탁했다”면서 “그(파우치)는 ‘마스크가 없어도 되고, 중국인들이 입국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공격은 파우치 소장이 19일 CBS방송의 ‘60분’ 프로그램에 출연해 꺼냈던 발언에 격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우치 소장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됐던 것에 대해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나는 그(트럼프)가 감염될 것을 걱정했다”면서 “그(트럼프)는 사람들과 떨어져 있지도 않고, 그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 완전히 위험한 상황에 있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마스크 쓰는 것을 꺼리는 것과 관련해선 “마스크 착용을 나약함과 동일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님, 당신은 한 가지 사실엔 맞다”면서 “미국인들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당신의 거짓말에 진절머리를 내고 있으며, 미국인들이 더 많이 숨지고, 일자리를 잃는 것을 보는 데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파우치 소장을 옹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라마 알렉산더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 사람들이 그(파우치)의 조언에 좀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더 적었을 것이며, 우리는 보다 안전하게 학교를 가고, 일터에 가고, 외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화 회의에서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나는 3주 전, 2주 전에는 이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쳤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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