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머신 따서 20초만에’… 강원랜드 희대의 도난사건

20초 만에 털린 강원랜드. YTN 보도화면 캡처

강원랜드에서 손님을 가장한 외국인들이 슬롯머신을 털어 현금 수천만원을 챙겨 달아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원랜드 내부 CCTV 기록을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외국인 남녀 세 명이 슬롯머신 앞에서 게임을 하는 척하다가 일행 중 한 남성이 기기 앞판을 열고 현금통을 빼내 준비한 가방에 2400여만원을 쏟아넣고 불과 20초 만에 현장을 빠져나갔다고 20일 YTN이 보도했다. 강원랜드는 1시간 반 뒤에야 사건 발생을 인지했다고 한다.

허술한 보안은 물론 근무실태 및 열쇠 관리도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YTN이 입수한 강원랜드의 자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6년 전인 2014년 만능열쇠 중 파손된 한 개를 폐기 처리하기로 했으나 실제로 폐기하지 않았고 담당자가 따로 보관하고 있었다. 그 뒤 담당자가 바뀌었고 이 사실이 전달되지 않았다.

도난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최소 5년여 동안 폐기되지 않은 만능열쇠의 존재 사실을 관리책임자 그 누구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2016년에는 노후된 머신 170여대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열쇠가 여러 개 분실됐다는 사실도 이번 감사를 통해 확인됐다. 이 열쇠들이 어떻게 없어졌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사후 대처도 허술했다. 당시 도난을 최초 확인한 직원이 상황실을 찾아 신고 요청했지만 상황실 직원은 사건 관련 용어가 이해가 안 되니 직접 신고하라고 하는 등 서로 미루는 사이 20분이나 지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마스터키 관리 부실과 초동대처 미흡 등으로 희대의 도난 사건이 발생한 예고된 인재였다”며 “재발방지 대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자체 감사를 마친 강원랜드는 관리감독 소홀과 직무태만 등을 물어 직원 7명을 최종 징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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