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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감사원 “월성 1호기 경제성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

20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가동이 정지된 월성 1호기(오른쪽)가 보인다. 감사원은 이날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감사 결론을 공개한다. 연합뉴스

감사원은 20일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을 둘러싼 핵심 쟁점 중 하나인 ‘경제성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다만 감사원은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감사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며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날 오후 이런 내용이 담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감사원은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이 경제성 평가 용역보고서에 담긴 판매단가가 실제보다 낮게 책정됐음을 알면서도 이를 보정하지 않고 평가에 사용토록 했고, 그 결정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도 관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감사원은 월성 1호기 가동중단 결정 자체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해당 결정은) 경제성 외에 안전성, 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안전성이나 지역 수용성 등의 문제는 이번 감사 범위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결정의 당부는 이번 감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번 감사 결과를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감사 대상자들에 대해서도 직접 고발 등의 징계 관련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다만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 재취업, 포상 등을 위한 인사자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감사자료를 당국에 통보하기로 했다. 또 감사 방해 행위를 한 문책 대상자들의 경우 수사기관에 참고자료를 송부하기로 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가압 중수로형 원자력발전소로 설계수명은 30년이었다. 그러나 한수원은 2009년 7000억원을 들여 노후 설비를 전면 개보수하고 수명연장을 신청했다.

월성 1호기는 당초 수명대로 2012년 11월 가동이 중지됐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2015년 2월 계속운전을 허가함에 따라 수명 10년이 연장됐다. 한수원은 같은 해 6월부터 운전을 재개했다.

원안위의 결정에 반대한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은 국민소송원고단을 구성해 수명연장 결정 무효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은 2017년 2월 원안위 결정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원안위가 수명연장 허가 절차인 운영변경허가 심의 없이 주기적 안전성 평가보고서 심의만으로 수명연장을 결정하고 최신 기술기준을 활용해 안전성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게 판결 요지였다.

원안위 항소로 2심이 진행되는 동안 문재인정부가 출범했다. 탈원전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6월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방침을 시사했다. 한수원은 2018년 6월 월성 1호기 계속가동에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조기폐쇄키로 했다. 계속가동과 조기폐쇄의 손익을 비교해보니 발전단가(123원/㎾h)가 전력판매단가(61원/㎾h)보다 비싸다는 외부 용역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원자력업계와 보수야권 등은 한수원의 경제성 판단 근거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감사원 감사를 요구했다. 이에 국회는 2019년 9월 30일 감사원에 ‘한수원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및 이사회 이사들의 배임행위’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감사 시한을 8개월여 넘긴 감사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결론자료가 20일 공개됐다. 국회가 지난해 9월 30일 감사를 요구한 지 386일 만이자, 지난 2월 말 법정 감사 시한을 넘긴 지 234일 만이다. 감사원은 이날 오후 2시께 감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국회 제출과 동시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한수원은 2019년 2월 28일 원안위에 월성 1호기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했다. 원안위는 그해 12월 24일 운영변경안 세 번째 심의에서 참석위원 7명 중 5명의 동의로 영구정지를 최종 결정했다.

감사원은 2019년 12월 26일 국회법상 감사 시한(3개월)을 맞출 수 없게 되자 감사기간 연장(2개월)을 요청했다. 하지만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2월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대상 기관의 비협조로 연장된 시한까지도 감사 결과를 발표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총선을 앞둔 지난 4월 9·10·13일 감사 결과를 의결하기 위해 감사위원회를 소집했지만 보고서 채택을 보류했다. 최 원장은 이후 담당국장을 교체하고 한수원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였다.

원안위의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처분 무효소송은 서울고등법원 2심에서 지난 5월 각하됐다. 이미 월성 1호기가 영구정지돼 소를 유지할 법률상 이득이 없다는 판단으로 1심 판결을 재확인한 셈이다.

감사원의 보완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정치권에서는 감사 지연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다. 최 원장과 감사위원들의 정치성향 차이 때문에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거나 감사원이 정권 눈치를 보기 때문에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등 관측이 제기됐다.


결국 감사원은 국회의 감사 요구가 있은 지 1년이 넘도록 결과를 내지 못했다. 최 원장은 이와 관련, 지난 15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감사 저항이 굉장히 많은 감사였다”면서 “국회 감사 요구 이후에 산업부 공무원들이 관계자료를 거의 모두 삭제했다. 그걸 복구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고 진술받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지난 7일을 시작으로 총 여섯 번에 걸쳐 감사위를 열고 최종 감사보고서를 심의했다. 역대 최장 심의 끝에 지난 19일 감사위는 보고서를 의결했다. 국회 감사 요구 385일 만이자 지난 2월 말인 법정 감사 시한을 초과한 지 233일 만이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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