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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룸싸롱 멤버’ 檢출신 변호사, 金과 골프에 자문료까지

5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붙잡힌 1조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월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현직 검사 술 접대 자리에 동석했다고 지목한 검찰 출신 A변호사에게 자문료를 월 500만원씩 지급하고 운전기사도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남부지검은 김 전 회장이 스타모빌리티 회사 자금으로 A변호사에게 자문료를 지급한 자료를 수사 초기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변호사는 김 전 회장 등의 사건을 담당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골프를 치는 등 만남을 가져왔다. 김 전 회장이 A변호사에게 존댓말을 쓰고 A변호사는 편하게 대했다고 한다. 둘은 주식 얘기 등 사적인 대화도 나눴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A변호사에게 스타모빌리티 운전기사를 보내주고 개인적인 사건 수임료 외에도 자문료를 지급해왔다. A변호사가 김 전 회장과 골프를 치러갈 때 기사가 운전을 해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사람들은 둘을 변호사와 의뢰인 관계보다는 친한 형, 동생 사이로 인식했다고 한다.

A변호사에게 자문료를 지급한 스타모빌리티는 라임자산운용 자금 595억원이 투입됐던 회사다. A변호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업체 자문료를 받았었다”며 골프 등은 현재 검사가 아니고 변호사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A변호사는 김 전 회장을 검사 재직 당시인 2007년 피의자로 만났고 2018년 12월에 김 전 회장이 사무실에 찾아와 사건을 도와달라고 해서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A변호사의 스타모빌리티 자문료 수입 등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김 전 회장이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관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월 500만원 자문료를 결코 적다고 보긴 어렵다. A변호사도 돈을 받은 만큼 뭔가 액션을 해야 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야권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으며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사진은 김 전 회장이 1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 사진=연합뉴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A변호사와 현직 검사 3명에게 서울 청담동 룸살롱에서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이중 검사 1명은 남부지검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는 게 김 전 회장 주장이다. 김 전 회장은 또 “A변호사가 접견을 와서 남부지검을 가면 아는 얼굴을 봐도 못 본 척 하라고 했다”고 주장한다. A변호사는 현직 검사와 함께 술을 마신 적은 없다고 강력 부인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입장문 중 사실관계가 틀린 곳이 여럿 있다는 주장이다. 둘의 관계를 알던 인물들 사이에서는 ‘어쩌다가 김 전 회장이 A변호사를 공격하게 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법무부는 전날 김 전 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일부 검사들을 특정해 남부지검에 수사의뢰했다. 남부지검은 룸살롱 회동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기존 라임 사건 수사에 관여하지 않았던 금융조사부 소속 검사 5명으로 ‘라임사태 관련 검사 향응수수 등 사건’ 수사팀을 별도로 구성했다. 검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을 신속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 및 A변호사에 대한 조사 및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이 진행될 전망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룸살롱 회동이 실제 있었다면 진위를 밝히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장관까지 나선 이상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지역의 한 검사는 “요즘 같은 시대에 검사가 업자를 만나 술을 얻어먹었다는 것은 쉽게 상상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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