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의 기적, 8년 혼수상태 남성 1알 먹고 깨어나

한번 복용하면 2시간 동안 효과 지속돼


심각한 뇌손상을 입고 8년간 걷지도 말하지도 먹지도 못하던 네덜란드의 30대 남성이 수면제 졸피뎀을 먹은 후 20분 만에 정상 능력을 회복해 화제다.

21일 영국 데일리 메일과 사이언스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사는 리처드는 2012년 고기를 먹다 목이 막혀 질식하며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다. 이후 그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음식도 튜브를 통해 먹었다. 말을 걸어도 눈을 깜빡이며 반응할 뿐이었다.

의사들은 리처드의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지만, 수면제가 혼수상태 환자를 깨웠다는 여러 연구 논문을 근거로 마지막 희망을 걸고 그에게 졸피뎀의 투약을 결정했다.

8년간 의식을 찾지 못하다 수면제 졸피뎀을 먹고 깨어난 네덜란드 30대 남성 리처드. 데일리메일 캡처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리처드는 졸피뎀을 먹고 20분 뒤 의식을 찾고 간호인의 도움을 받아 걸었다.

이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10년 가까이 들을 수 없었던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또 간편식을 주문하기도 하고, 간호사에게 휠체어 작동법을 물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졸피뎀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약을 먹은 뒤 한 번에 2시간 동안만 효과를 봤으며 5일 연속 복용하면 내성 때문에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의사들은 리처드가 뇌 손상을 입은 후 정신 기능이 떨어지며 뇌가 신체의 움직임과 언어, 먹기 등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는데, 졸피뎀이 리처드의 정신과 신체의 제어능력을 높여준 것으로 분석했다.

리처드의 뇌는 2012년 손상 후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려 할 때마다 감정 과부하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졸피뎀이 리처드에게 내성을 보임에 따라 약의 복용 시점을 조절해 서서히 회복시켜 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리처드에게 2~3주 간격으로 졸피뎀을 제공하는 등 투약 시기를 제한할 계획이다.

과거에도 전 세계적으로 혼수상태에 있던 환자가 수면제를 먹고 일시적으로 정상을 회복했다는 보고는 있었다.

네덜란드 의료진은 이번 리처드 치료를 계기로 수면제를 이용해 정상 상태로 영원히 회복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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