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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피살 겪고도…北 인권결의안 논의 불참한 정부

11년 연속 동참하다 작년 첫 불참
한반도 정세 종합 고려한다는데…
남북관계 악화 우려 관측 분분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표류 중 북한군에 사살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 씨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외교부 장관을 면담한 뒤 승강기를 타고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북한인권결의안 작성을 위해 지난 13일 열린 유엔 제3위원회의 첫 번째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을 겪고도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서 빠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는 21일 “현재 유럽연합(EU)이 작성한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에 대한 문안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공동제안국 회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결의에 공동제안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올해 공동제안국 회의에도 참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 13일 올해 북한인권결의안을 위한 첫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엔 미국 일본 캐나다 스위스 호주 영국 등 지난해 공동제안국들 다수가 참석했다.

한국은 지난해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날 회의에는 초대됐다. 유엔주재 EU 대표부 대변인은 그러나 한국의 참석 여부를 묻는 RFA 질문에 “(한국이) 참석하지 못한다는 통지를 해왔다”고 밝혔다.

북한인권결의안은 유엔총회 내 인권문제를 논의하는 제3위원회에서 15년 연속 통과됐다. 우리 정부도 2008년부터 매년 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동참했지만 참여 11년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외교부는 올해 공동제안국 참여 여부와 관련해 “한반도 정세, 결의안 내용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공무원 피살 사건을 겪고도 정부가 남북관계 악화를 우려해 북한 인권을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피살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는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외교부의 입장과 유엔총회에서의 대응 계획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EU가 작성한 결의안은 이달 말 유엔 제3위원회에 상정된 뒤 다음 달 중순쯤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무원 피살 사건은 결의안 초안엔 담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오는 23일 제3위원회에서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북한 관련자 처벌과 유가족에 대한 배상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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