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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보도 막아줘” 전 광주MBC 사장에 부탁했던 김봉현

1조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사진=연합뉴스

김봉현(46·수감 중)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해 일부 언론에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문제점이 보도되기 시작하자 이강세(58·수감 중) 전 광주MBC 사장에게 “보도를 막아 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도피 중에도 언론사 여러 곳에 정치권 인사들의 이름과 그들에 대한 로비 내용이 담긴 자료를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런 내용의 진술과 문건을 확보하고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2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한 언론에서 라임의 불법적인 펀드 설계 문제가 보도되자 이 전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를 막아 달라”고 부탁했다. 이 전 사장은 실제 김 전 회장의 부탁을 듣고 “대학 후배가 재직하고 있다”며 해당 언론에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사장은 이후 주변에 자신의 민원 사실을 알리며 “첫 번째 기사는 막았는데 며칠 뒤 결국 보도가 나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들은 라임의 신종 펀드 운용이 불법으로 잘못 알려져 라임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지 못할까봐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언론 보도로 라임의 부실 펀드 문제가 알려지고 수원여객 횡령 사건이 터지자 지난해 12월 잠적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4월 검거 이전 도주 중에도 언론사 몇 곳에 폭로 자료를 뿌리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료에는 자신과 부적절하게 연관된 정치권 인사들의 이름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서울남부지검은 김 전 회장 검거 이후 그가 일부 언론사에 폭로 자료를 뿌린 이유부터 조사했고 구체적인 진위도 파악해 왔다.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은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인정돼 구속 기소됐다. 일부는 진술이 뒷받침되지 않아 현재도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비 의혹에 연루된 이 전 사장은 “언론사와 정관계 인사들에게 실제 돈을 건넨 적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최근 주변에 “김 전 회장이 내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언론사 자료 전달에 모종의 의도가 있었던 것인지 의심했다고 한다. 민감한 내용을 폭로한다는 형식으로 여론의 관심을 돌리고 일부 관계자들에게는 ‘구명’을 호소하는 의미였다고 본 것이다. 김 전 회장의 ‘옥중 서신’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 이후 별도 팀이 꾸려졌지만 기존 수사팀은 김 전 회장의 전방위적 로비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계속 확인해나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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