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日 정부에 “수출규제 완화·정상회담 개최” 요청

일본 측 "과거 문제 해결이 전제조건"…입장 차이 확인

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주한일본대사 초청 기업인 간담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주한 일본대사를 초청한 기업인 간담회에서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일본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출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빠른 시일 내 한·일 정상회담도 개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주한 일본대사 측이 “과거사 문제 해결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국 간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규제 철회 등 양국 갈등 해소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 초청 기업인 조찬 간담회에서 “한·일 간 소부장 국제 분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면 양국 제조업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 규모는 136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이어 “한·일 양국이 대화를 통한 상호 수출 규제 해결의 끈을 놓지 않도록 일본대사의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일본 측은 과거사 문제를 들며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전했다. 도미타 대사는 “한·일 양국 간에는 과거 전쟁 시기 한국인 노동자분들과 관련한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양국 경제관계 발전에 중요한 전제조건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 올 여름에 이르러서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절차를 밟으면서 양국 간 대화가 중단된 대단히 불행한 상황에 처해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한국 쪽에서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일본 정부가 지난해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고순도 불화수소를 비롯한 3개 품목에 대해 WTO에 제소 절차를 재개했다. 당시 양국 정부는 2019년 11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관련 회의를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평행선을 그려왔다.

권 부회장은 한·일 정상회담이 빠른 시일 내에 열려야 한다는 점도 일본 정부에 강조했다. 양국 관계 경색 해소를 위해선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어려운 한·일 관계는 양국 정상이 만나는 것만으로도 개선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는 만큼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대사의 적극적인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권 부회장은 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주재 한국 기업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지원과 제3국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지속적 노력도 건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 부회장을 비롯해 효성, 풍산, 대한항공, 롯데건설, 한화솔루션, 현대차, SK하이닉스, 국민은행, LS-Nikko동제련, 법무법인 김앤장 등 일본 사업에 관심있는 기업 20곳이 참석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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