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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의 장남’ vs ‘진격의 파이터’ [이낙연-이재명① 스타일]

차기 대선주자 1·2위 집중탐구
안정감, 신중함의 이낙연
저돌적 돌파형의 이재명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선두를 다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쟁은 여러 면에서 흥미로운 양강 구도다. 이 대표는 안정감이 돋보이는 반면, 이 지사는 선명한 메시지와 실행력이 강점이다. 거대여당 대표와 인지도 높은 지방자치단체장의 대결이란 점도 흥행 요소로 꼽힌다.

현재 지지율 추이가 이어질 경우 차기 대선이 ‘여권의 집안 싸움’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대권 레이스가 대선 경선이 곧 본선이었던 2007년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을 떠올리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일보는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스타일과 비전, 캐릭터, 핵심 측근, 향후 두 사람의 과제 및 대선판도를 좌우할 변수 등을 심층 분석했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 자리를 두고 이낙연 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양강 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두 잠룡의 리더십이 뚜렷하게 대조되면서 관심이 더욱 쏠린다.

이 대표는 각종 현안에 신중한 입장을, 반면 이 지사는 현안에 대해 과감한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이 대표는 당정청의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강조했고, 이 지사는 기본소득 등 새로운 의제를 던지며 돌파구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친문의 장남’ 자처한 이낙연
이 대표는 문재인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임기를 시작해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고 당으로 돌아왔다. 지난 4월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총선 승리를 이끌었고, 8월 전당대회에서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되며 ‘대세론’을 입증했다.


대세론의 근간에는 ‘친문’의 지지가 깔려있다. 친문 진영에서 뚜렷한 차기 대선 주자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문재인정부 성공과 궤를 같이 할 수 밖에 없는 이 대표에게 힘을 몰아주는 구도다.

한 친문 중진 의원은 “결국 초록은 동색이다. 문재인정부 총리 출신에다가 여당 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에 친문의 지지를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이 대표는 문재인정부 ‘계승’에 방점을 찍고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런 탓인지 이 대표는 그동안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자칫 그의 발언이 문 대통령의 의중처럼 비춰치거나 또는 정부와 각을 세우는 것처럼 확대 해석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각종 현안에 ‘엄중히 보고 있다’는 대답을 되풀이 해 ‘엄중 낙연’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발언에 신중을 기했다. 그만큼 친문 진영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장남론’도 제기된다. 민주당의 또 다른 의원은 “이 대표는 문재인 집안의 맏아들을 맡겠다는 얘기다. 그러니 아버지의 뜻을 존중하고 아버지와 긴밀히 상의하는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다. 아버지와 다른 길을 가는 모습을 보여서 좋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아직 자기 발톱을 드러낼 때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당 안팎에서는 ‘그래서 정치인 이낙연이 제시한 비전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말도 적지 않다. ‘문재인정부 총리’ 외에 그가 보여준 정치적인 철학이나 비전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총리로서 문 대통령을 잘 보필하면서 국회에서 야당을 재치있게 제압하는 언변에 사람들이 많은 기대를 걸었다”면서 “하지만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겠다는 정치적 비전을 아직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정치 지도자로서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이제 자신 만의 색깔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대표 측에서는 “그것이 바로 이낙연이 보여주는 안정감”이라고 말한다. 설익은 정책을 불쑥 던지기보다는 차분히 공부를 하면서 현실에 맞는 대안을 찾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총리 재임 시절 강원도 산불현장 등 위기 상황을 꼼꼼히 관리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전남도지사, 총리 시절에 이어 지금도 주요 현안에 대해 전문가 그룹을 초청해 따로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기본 시리즈’로 진격하는 이재명

이 대표가 친문계의 맏아들에 비유된다면, 이 지사는 막내 아들에 비유된다. “문재인 집안의 범주에는 있지만 문제가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자기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세간의 이목을 끄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이 지사 특유의 순발력과 과감함이 돋보였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도지사로서 보여준 행정 능력과 과감한 추진력이 코로나와 같은 위기 시대에 지도자로서 필요한 자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평했다.

이 지사는 지난 3월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총회장에게 “지금 즉시 검체 채취에 불응하면 감염병법상 역학조사거부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공개 경고한 뒤 당일 저녁 경기도 가평에 있는 ‘평화의 궁전’에 직접 들어갔다.

‘쇼맨십이 과하다’는 정치권의 평가도 없진 않았지만 긍정 여론이 우세했다. 친문계 의원도 “혼돈 상황에서 이 지사의 리더십이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침착한 대응보다는 결단력 있고 신속한 대응이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특히 정부여당의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 과정에서 ‘전국민 지급’을 주장하면서 이 대표의 ‘선별 지급’과 각을 세웠고, 이 과정에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 외에도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이른바 ‘기본시리즈’ 정책을 언급하면서 보편 복지의 개념으로 각종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 여기에 ‘기본의료’와 ‘기본교육’ 정책까지 구상해 5대 ‘기본시리즈’를 완성해 대선 공약의 밑그림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 지사는 “경기도는 복지를 시혜가 아닌 권리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보편 복지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의원은 “정치권의 기성 어법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이 지사의 즉각적이고 속도감 있는 실행력과 본인 만의 선명성이 여론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평했다.

이 지사의 공격적인 이슈 선점에 이 대표 측도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에 대한 고심이 깊었다고 한다. 이 지사가 걸어온 싸움에 정면으로 응수하며 각을 세우는 것도 정치적으로 별로 유리할 게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 측에서는 “기본주택도 기본적으로는 기존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데 이 지사가 너무 보여주기식 과대포장을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백상진 김판 이현우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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