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이강세 측 “난 이름만 대표… 김봉현이 전부 지시했다”

5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붙잡힌 1조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의 투자를 받은 스타모빌리티에서 실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주가 누구였는지를 두고 검찰과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 측이 법정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함께 회사를 운영했다고 보고 있지만 이 대표 측은 직함만 대표였을 뿐 실제로는 사내 결재라인에서도 배제됐을 정도로 회사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환승) 심리로 22일 열린 이 대표에 대한 공판에서 스타모빌리티에서 재무회계 업무를 담당했던 이사 이모씨와 사내이사 김모씨를 증인으로 불러 이 대표의 역할과 사내 입지 등에 대해 물었다.

이씨는 “이 대표가 2019년 4월쯤 처음 출근할 때 김 전 회장이 ‘부회장님’이라고 소개를 시켰고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린 7월쯤부터 회의를 주재하는 등 실무 업무를 총괄했다”며 “보고도 매일 같이 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이 대표가 ‘바지사장’이냐”고 묻자 이씨는 “제 생각이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김씨도 “김 전 회장 스타일을 보면 밑에서 다 정리가 돼 올라 온다”며 “결재는 김 전 회장이 직접 (이 대표 명의의) 도장을 찍었지만 (이 대표가) 사실상 위임해서 한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 대표가 대표로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증인들은 “김 전 회장이 결재한 사안 중에 이 대표가 거부해 실행하지 못했거나 이 대표가 김 전 회장과 다른 지시를 내린 적이 있었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그런 적은 없었다”고 했다. 변호인이 “결재 라인에서 이 대표가 배제돼 있던 것이 맞냐”고 묻자 김씨는 “서류상으로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변호인은 “증인인 이씨는 회사 결재 도장이나 보안서류에 접근하기 위한 마스터 OTP(일회용 비밀번호) 등을 전부 김 전 회장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며 “이 대표는 대표로서 권한이 사실상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 전 회장과 공모해 회사자금 192억원을 횡령하고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직원에게 관련 증거를 숨기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김 전 회장에게서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