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내주고 용돈 줬는데 … “무시한다” 은인 살해한 노숙인

국민일보 DB

거리를 떠돌던 자신에게 주거지와 용돈을 제공한 은인을 무참히 살해한 남성이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2015년부터 B씨가 제공한 옥탑방에 거주해왔다. B씨 역시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으나 A씨와 같이 주거지가 없는 이들에게 용돈을 주고 거처를 제공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씨의 호의는 범죄로 되돌아왔다. A씨는 지난해 9월 다른 이들로부터 ‘B씨가 당신을 안 보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듣고 B씨를 찾아갔다. B씨가 ‘네 방에 가서 자라’고 말하자 격분한 A씨는 B씨의 목을 전선으로 졸라 살해했다.

A씨는 범행 이후 증거를 감추고 도주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이종 범죄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다만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씨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1심보다 무거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별다른 이유 없이 무작위로 B씨를 살해했고, 범행의 증적을 은폐하고 체포를 면탈하려고 시도해 범행 후의 정황이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홍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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