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北 피격 공무원 형 “CCTV도 없는데 동생 범죄자로 단정”… 해경에 정면 반박

북한에 의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 사건과 관련해 피살 공무원 친형 이래진씨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서해 소연평도 실종해역을 찾아 떠나기 전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해 소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55)씨가 해경의 중간 수사발표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시 CCTV 자료 등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A씨가 자진월북했다고 단정짓는 해경의 태도는 그간 얼마나 부실한 수사를 해왔는지 스스로 입증한 꼴이라는 것이다. 이씨는 수사와 조사를 받아야할 해경은 이해충돌의 대상이라며 검찰이 나서서 직접 수사를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이씨는 23일 해경 중간 수사발표에 대한 반박문을 내고 “해경은 마치 소설을 쓰듯 (당시 상황을) 추정해 마치 (동생이) 범죄자인 것처럼 발표했다”며 “사과와 수사정정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전날 해경은 지난달 29일 있었던 중간수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A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A씨가 북측에 의해 발견됐을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부유물에도 의지했던 것으로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이씨는 해경이 ‘이탈’이라는 단어를 거론한 데 불편한 기색 드러냈다. 이탈은 실족인지 자진입수인지를 입증할 충분한 개연성이 드러났을 때 써야하는데 해경의 수사만 봐서는 여전히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이씨는 “선박의 갑판 위에는 바닷물이 묻어있어 언제든지 항해사가 미끄러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해경은 배제했다”고 비판했다. 실종 당일인 지난달 21일은 무궁화 10호(499t급)로 A씨가 이선해온지 나흘째 되는 날이었다. 이씨는 A씨가 선박의 상황을 보다 자세히 숙지해야 했던 상황이었던 만큼 업무 수행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이씨는 해경이 일부 증언을 묵살했다고도 주장했다. 주변 연평도 주민들이 조류 등을 감안해볼 때 헤엄쳐서 자진 월북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는데도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당시 연평도에 서풍이 불었다는 연평도 어촌계장의 증언에도 해경은 이를 반영하지 않고 기상청의 예보에만 기댔다”며 “디테일한 해상 상황을 배제한 것을 보아 수사의 기본적인 부분도 게을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씨는 해경이 자진 월북의 근거로 대는 슬리퍼와 부유물에 대한 설명에도 반박했다. 그는 “(해경이 월북의 근거로) 자꾸 슬리퍼 이야기를 하는데 모든 승조원들은 정부 지급 품목인 안전화를 가지고 있었다”며 “동생만 (안전화를) 안 받았다는 것인지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해경이) 부유물은 특정하지 못했으나 휀다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휀다 1개만 가지고는 도저히 중심잡기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해경은 A씨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파도에도 분리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누워있을 수 있는 1m 중반 정도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씨는 갑판에 사다리가 설치돼 있는 데도 A씨가 다시 배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해경의 주장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고속단정 덱(Deck)에서 해수면까지는 최소 4m 이상이기 때문에 일단 배에서 떨어지면 사다리까지 절대로 미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진이라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