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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꼴찌 NC 다이노스는 어떻게 챔피언이 됐나

2011년 창단, 2013년 1군 합류, 2020년 우승
KBO리그 이어 한국시리즈 통합 챔피언 도전

김택진(위) NC 다이노스 구단주 겸 NC소프트 대표가 24일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우승을 이룬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NC 다이노스가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첫 우승을 달성했다. 창단 멤버·육성 선수·영입 자원의 일치단결한 힘, 데이터와 현장감을 모두 활용한 이동욱 감독의 지도력, 한결같은 ‘야구사랑’을 보여준 김택진 구단주의 과감한 투자로 급성장을 이뤄 리그를 정복했다. NC는 이제 처음으로 직행한 한국시리즈에서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KBO리그 39년사 첫 무승부 우승

NC는 24일 경남 창원 NC파크로 LG 트윈스를 불러 가진 2020시즌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3대 3으로 비기고 우승을 확정했다. 리그 완주까지 5경기를 남기고 81승 53패 5무를 기록해 승률 0.604를 그대로 유지했다. 앞으로 전패를 당해도 기록하게 될 승률 0.583을 넘어설 팀은 없다.

NC는 개막 2주차인 5월 13일부터 오른 선두를 리그 최종전까지 이어가게 됐다. 2011년 창단 이후 9년 만이자 2013년 제9구단으로 KBO리그에 합류한 뒤 8번째 시즌에서 첫 우승을 달성했다. 또 2016년 이후 두 번째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리그 우승을 통한 한국시리즈 직행은 올해가 처음이다.

NC는 선발 마이크 라이트부터 구원으로 올린 구창모를 포함해 모두 8명의 투수를 투입한 ‘벌떼 마운드’를 운영했다. 연장 11회초에 마지막으로 등판한 문경찬이 12회초 LG 1번 타자 홍창기를 삼진으로 잡고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을 때 NC는 우승을 확정했다. 12회 말 마지막 아웃카운트 세 번의 기회에서 결승점을 뽑지 못해 승리로 우승을 자축하지는 못했다. 1982년 출범해 올해로 39시즌째인 KBO리그에서 무승부 우승은 처음 있는 일이다.

NC는 이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시리즈는 11월 17일부터 7전 4선승제로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다.

NC 다이노스 4번 타자 양의지가 24일 경남 창원 NC파크로 LG 트윈스를 불러 가진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홈경기 5회말 1사 2루 때 역전 좌월 투런 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7전 8기… 2년 만에 꼴찌에서 챔피언으로

NC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바닥을 찍었던 팀이다. KBO리그 합류 첫해인 2013년 최하위(당시 9위)보다 두 계단 높은 7위에서 무난하게 완주했고, 그 이듬해인 2014년 리그 3위에 올라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15~2016년 2위, 2017년 4위를 차지하면서 리그의 신흥 강자로 올라섰다.

하지만 2018년에 암흑기가 찾아왔다.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하위권으로 처졌다. 1군 출범부터 선수단을 지휘해 2016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궈냈던 김경문 당시 감독이 그해 6월에 사퇴할 정도로 NC는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NC의 리그 완주 성적은 10개 팀 중 최하위.

NC는 절치부심했다. 수비코치였던 이동욱 감독에게 2019년부터 지휘권을 주고 팀을 재편했다. 이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2003년까지 6년의 짧은 선수 생활로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지만 데이터 수집·분석 능력이 탁월했다. 그러면서도 숫자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때로는 선수의 심리 상태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인간미와 현장감으로 ‘데이터 야구’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그렇게 사령탑 데뷔 두 시즌 만에 팀을 리그 챔피언으로 올려 세웠다.

다른 구단에서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과 기존 전력이 조화를 이룬 점도 NC의 우승을 이끈 요인으로 평가된다. NC는 두산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던 포수 양의지를 지난해부터 4년간 총액 125억원에 영입했다. 양의지는 NC의 창단 멤버인 나성범·강진성과 함께 강력한 중심타선을 구축했다. 나성범과 양의지가 30개 이상씩 보탠 NC의 올 시즌 팀 홈런은 181개로 다른 팀을 압도한다. 2위인 KT 위즈의 팀 홈런은 156개로 NC와 25개 차이로 벌어져 있다.

또 다른 창단 멤버인 박민우는 중심타선을 오가는 리드오프로 활약하면서 KBO리그 전체 4위인 타율 0.344로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NC 육성체계의 상징인 구창모와 데뷔 2년차 송명기 같은 젊은 투수들의 빠른 성장도 NC의 올 시즌 우승을 견인한 동력으로 평가된다.

구단의 체계를 잡은 창단 멤버, 다른 구단에서 유입된 베테랑과 외국인, 잘 키운 신인을 포함한 선수 모두가 코칭스태프, 구단 프런트와 특별한 잡음 없이 단결해 상승 효과를 이뤄낸 셈이다. 리그 우승은 그 힘을 응집해 맺은 결실이다.

김택진 NC 다이노스 구단주 겸 NC소프트 대표가 24일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우승 세리머니에서 관중에게 손을 흔들며 그라운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택진이형’ 유람 끝… 게임사 대표 첫 헹가래

NC는 현재 해체돼 역사에 이름만 남은 현대 유니콘스를 포함해 KBO리그를 정복한 9번째 팀이 됐다. 소프트웨어 업체를 모기업으로 둔 구단의 첫 우승. NC의 성공담에서 지도자와 선수 외에도 구단주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의 남다른 야구사랑을 빼놓을 수 없다.

한때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인플레이션 논란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프로야구 사상 5번째로 100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맺어 양의지를 영입하고, 지난해 개장한 홈구장 NC파크에 100억원을 투입한 결단은 모두 김 대표의 야구사랑 없이는 불가능했다.

김 대표는 이번 주 내내 광주, 대전, 창원을 유랑하며 NC의 우승을 기다렸다. NC는 매직넘버(우승을 위한 승수) 1개만을 남겼던 지난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 원정을 통해 우승을 확정하려 했고, 김 대표는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낮부터 광주로 쏟아진 가을비에 김 대표는 경기를 관람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NC는 하루를 쉬고 지난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최하위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우승에 도전했지만, 뜻밖의 ‘고춧가루’를 맞고 6대 11로 졌다. 김 대표는 대전에서 패배를 지켜봤다.

결국 안방인 창원에서 첫 우승의 감격이 찾아왔다. 김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수용 인원의 25%로 들어온 NC파크의 관객 5528명 중 하나였다. 팀의 첫 우승을 함께 지켜본 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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