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 장하권. 라이엇 게임즈 제공

‘너구리’ 장하권이 공격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모순적인 플레이로 팀을 2년 만에 결승 무대로 이끌었다.

장하권이 탑라이너로 맹활약한 담원은 24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미디어 테크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준결승전에서 G2를 3대 1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담원은 결승에서 TOP e스포츠-쑤닝 승자와 맞대결을 벌인다. 3년 만의 LCK 팀의 결승 진출이다.

이날 장하권은 네 세트에서 4개 챔피언을 띄우며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2세트에서 매콤함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피오라를 골랐다가 패배의 쓴맛을 봤지만 그 외 세트에서는 단 1데스만을 허용하며 팀을 든든히 받쳤다.

데스는 적었지만 장하권의 라인전 플레이는 극단의 공격성을 지향했다.

1세트에서 갱플랭크를 고른 그는 상대(레넥톤)를 끊임없이 괴롭히며 라인전을 압도했다. 상대 정글러가 부득이하게 탑라인으로 계속해서 개입했지만 갱플랭크를 쓰러뜨리진 못했다. 장하권은 상대의 3인 다이브를 깔끔하게 흘리면서도 궁극기 ‘포탄 세례’를 통해 차곡차곡 어시스트를 쌓았다. 결국 합류전 양상에서 잘 큰 갱플랭크가 무력을 뽐내며 담원이 손쉽게 승리를 가져갔다.

다음 승리 포인트에서 장하권은 룰루를 꺼내 3킬 1데스 9어시스트의 맹활약을 펼쳤다. 이번에도 공격적인 라인전으로 상대 라이너(사이온)를 궁지로 몰아 넣었다. 지나치게 적극적인 딜 교환을 시도하는 인상이었지만 막상 상대 정글러가 개입하는 타이밍에는 유유히 위기에서 벗어났다. 합류전 양상에서는 ‘향로+구원’ 아이템으로 두 원딜(애쉬, 그레이브즈)의 캐리력을 극한으로 띄웠다. 결국 G2는 다음 세트에서 밴 카드를 룰루에 쓸 수밖에 없었다.

결승행의 마침표를 찍은 마지막 세트에서 장하권은 세트를 꺼냈다. 이번에도 라인전 단계에서 극한의 공격성을 보이며 상대(오른)를 타워 안쪽으로 잇달아 몰아 넣었다. ‘몰락한 왕의 검’을 올린 장하권은 사이드에서 무지막지한 파괴력을 보이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사이드에 주요 병력을 파견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반면 위기에 몰릴 땐 깔끔하게 탈출하며 노데스 게임을 했다. 대규모 교전에서는 전광석화같은 전투 개시로 팀의 일방적인 승리를 견인했다.

장하권 플레이의 최대 묘미는 공격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것이다. 장하권은 “죽지 않고 공격적으로 하는 게 탑라이너로서 가장 잘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줄기차게 말해왔다. 양 극단에 있는, 모순을 끌어 모으는 장하권의 활약이 결승전에도 이어질 지 이목을 산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장하권은 “결승에 간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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