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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짓값 인상, 2000여 업체 연쇄 도산” 박스업계 반발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 의원들 앞으로 도착한 각종 명절 선물 택배가 쌓여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스업계가 골판지 가격 인상에 반발하며 제지가격 인상 중단을 요청했다. 업계는 갑작스럽게 통보된 25% 수준의 제지가격 인상이 전국 2000여 영세 박스제조업체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격 인상 범위 재검토를 촉구했다.

한국박스산업협동조합(이하 박스조합)은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수직계열화 최상위 업계인 제지사에서 적자보전을 목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상생과 협력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이는 하위 연관업계의 파멸을 부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골판지원지(골판지의 재료) 생산량의 약 7%를 담당하는 대양제지공업 화재로 연간 40만t가량의 골판지원지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일부 제지업체가 골판지원지 가격을 25%가량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가격인상 압박이 심해진 박스업계는 업계 공멸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조합은 제지 가격 인상으로 골판지원단 가격도 큰 폭으로 인상되면 최종적으로 박스제조업계는 50% 수준의 가격인상을 떠안게 될 것이라 예측했다.

조합은 “국내외 폐지가격이 안정된 상황임에도 연관 업계와의 상생을 위한 소통이 없이 제지 가격을 인상했다”며 비판했다. 현재 수입 폐지 가격은 지난 6월 이후 꾸준히 하락해 현재는 t당 178달러로 전월 대비 10%가량 하락했다. 국내 폐지의 경우 지난 상반기 가격이 소폭 증가했으나 5년 평균인 ㎏당 91원에 미치지 못하는 76원에 거래되고 있다.

골판지박스 시장은 골판지제지-골판지원단-골판지박스의 단계로 이뤄져있다. 조합은 골판지 대기업이 제지 시장의 90%, 원단시장의 70%, 박스 시장의 50%가량을 점유하며 독과점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골판지 대기업이 제지 가격을 인상하고 계열사를 통한 원단생산 및 박스 제조로 영세 중소기업과 동일한 거래처에 최종 박스 가격은 인상하지 않은 채로 납품하고 있다”며 “이는 자연스럽게 영세박스업체의 거래처를 탈취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스조합은 “유예기간 없는 일방적인 인상 통보를 즉각 중단하고 제지, 골판지, 박스업계와 소통해 인상 범위를 합리적으로 재검토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며 일방적인 가격 인상 중단, 박스 가격 현실화(박스값 제값 받기), 차별적 원자재 공급 시정의 세 가지를 요구했다. 조합 관계자는 “요구사항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거나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와 시장질서 회복을 위한 법적 수단 등 생존을 위한 모든 대응책을 강력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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