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루 확진자 8만명 “최악의 날”… 트럼프 “언론이 공포 부추겨”

보건 전문가 “10만 단위까지 늘 수도” 경고
트럼프는 언론·의료기관에 책임 돌려
바이든 “당선시 코로나19에 전념” 약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공화당 내 단체 '링컨 프로젝트'의 광고물이 24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퀘어에 게시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사진 옆에 뉴욕 및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배치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하루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8만명을 넘어서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가을로 접어들며 기온이 낮아지면서 2차 대유행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미국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일 확진자 수가 조만간 10만명을 돌파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상황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대선에서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의료 기관의 확진자 집계 방식과 언론의 보도 행태를 때리며 방역 실패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을 공격하며 자신이 당선되면 코로나19 사태 수습에 전념하겠다고 공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존스홉킨스대 통계 기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만3757명으로 나타났다.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7월 16일의 7만7362명보다 6395명 많은 수치다. 뉴욕타임스(NYT)는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이날 확진자 수를 8만5085명으로 집계했다. NYT는 “이 수치를 놓고 보면 23일은 이번 팬데믹(전국적·세계적 전염병 유행)에서 최악의 날이었다”고 평가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전역에서 대면 수업이 재개되고 가족 행사 등 소규모 모임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온이 떨어지자 주민들이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높은 실내 활동을 선호하게 된 측면도 있다.

일일 확진자 수가 10만명대로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전염병연구정책센터장은 CNN 인터뷰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금세 10만 단위로 치솟게 될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신규 확진자가 늘고 2~3주 뒤부터 사망자 증가가 뒤따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3~4주쯤 지나면 사망자가 폭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정치 고문인 마티 옵스트와 마크 쇼트 부통령 비서실장 등 백악관 인사들이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백악관의 허술한 방역 실태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사태 악화의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상황은 나쁘지 않은데 언론과 의료 기관이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위스콘신주 유세에서 “(미국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암 때문에 죽어도 코로나19 사망자로 기록한다”며 “그렇게 하면 의사와 병원이 더 많은 돈을 번다. 그 인센티브를 생각해보라”며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가짜 뉴스들은 오로지 확진자 숫자만 갖고 떠드는데 여기에는 경증 환자도 포함돼 있다”며 “언론은 대선 투표일 전까지 사람들에게 공포를 부추기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며 “우리가 방법을 바꾸지 않으면 ‘암흑의 겨울(dark winter)’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코로나19를 통제하지 않으면 다른 어떤 일도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당선 후 코로나19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놓겠다고 약속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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