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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찰기 대만 상공 비행 논란… 中 “영토 침공 행위” 경고

美공군 “일상적 임무 일환” 인정했다가 정정
中관영 매체 “비행 증거 나오면 단호히 대응”

대만 육군 정비사가 지난 8일 대만의 군사기지에서 군용기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미국 군용기가 대만 상공을 비행했는지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 공군 당국이 비행 사실을 공식 부인하면서 논쟁은 잦아들었지만 중국 관영 매체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온다면 (무력) 통일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중국 인민해방군(PLA) 관계자를 인용해 미 군용기가 대만 상공을 비행한 것이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PLA 관계자는 “미 군용기가 타이베이 상공을 지나는 모든 과정을 추적했다”며 “인구가 많은 도시 상공을 군용기가 지나는 것은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킬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미 공군 측은 지난 21일 항공기 추적 사이트들이 ‘미 군용기가 대만 상공을 지났다’고 주장하자 성명을 내 “RC-135W 정찰기가 일상적 임무의 일환으로 대만 북부 지역을 비행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었다. 그러나 미 태평양 공군 공보관인 토니 위크먼 중령은 이틀 뒤 미군 정찰기가 대만 상공을 비행했다는 첫 발표는 잘못됐다고 정정했다.

미 당국이 비행 사실을 부인하자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후시진 글로벌타임스 편집인이 나섰다. 그는 “위크먼 중령의 성명은 대만 당국이 미 군용기의 비행 사실을 두 차례 부인한 뒤에 나왔다”며 “이는 미국과 대만 모두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 군용기가 대만 상공을 비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증거가 나온다면 PLA가 대만 상공에 전투기를 보내는 등 단호히 대응할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통일을 향한 중요한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미 군용기의 대만 상공 비행을 영공 침범 행위로 간주한다. 2005년 제정된 중국의 반분열국가법 8조는 대만 분리주의 세력이 대만 분리를 야기하는 행동을 하거나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또 평화통일 가능성이 전혀 없을 때 ‘비평화적 방식’으로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이번 사태의 파장을 감안해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콜린 코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연구원은 “(미국과 대만) 두 공군 당국이 문제를 키우지 않으려고 사안을 축소하려 한다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설명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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